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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치기미 전망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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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 방풍림 해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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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도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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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도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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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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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운동기념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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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도 가는길 |
소안도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깊은 역사가 어우러진 ‘보물섬’으로, 남해안 다도해에 둘러싸인 섬에는 울창한 상록수림과 기암절벽, 깨끗한 바다, 무엇보다 항일운동의 성지로서의 독특한 정체성으로 인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관광지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3대 항일운동 성지 중 하나로 꼽히며, 지금도 사계절 내내 태극기가 펄럭이는 ‘나라사랑’의 섬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25년 ‘제6회 섬의 날’ 행사가 완도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소안도는 그 역사와 생태, 공동체의 일상을 통해 다시금 ‘미래의 섬’으로 주목받고 있다.
△역사와 자부심이 살아 있는 섬
소안도라는 지명은 ‘백세까지 살 수 있는 섬’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임진왜란 당시 마을이 형성된 이래, 외세에 맞선 강인한 공동체 정신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으로 이어졌다.
1909년 시작된 ‘토지계쟁사건’은 일제의 토지 강탈에 맞서 주민들이 무려 13년간 벌인 장기 투쟁이다. 이 승리를 기념해 1923년에는 사립 소안학교를 설립했고, 이곳에서만 89명의 독립운동가가 배출됐다.
오늘날에도 섬 곳곳에는 항일운동기념관, 항일기념탑, 독립운동 유적이 남아 있으며, 이는 지역민의 자부심이자 살아 있는 교육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숲·바다, 사람이 어우러진 생태섬
소안도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장구형 섬으로, 가학산(359m), 대봉산(338m), 부흥산(288m) 등 완만한 산세와 다양한 해안지형을 품고 있다.
동·남쪽 해안에는 기암괴석이, 북쪽 해안에는 간석지와 몽돌해변이 펼쳐져 있어 섬 전체가 하나의 생태정원 같다. 대봉산 둘레길과 해안 탐방로는 숲과 바다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난대림 식물원처럼 상록수림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해안 절벽이 펼쳐지고 그 아래로 투명한 바다가 발밑을 스친다. 서중리 해안도로는 특히 유명해 섬을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조성돼 조용한 바다와 군도가 어우러진 풍광이 압권이다. 섬의 고요함과 따뜻함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사진에 담아가는 것은 소안도 여행의 덤이다.
또 미라리 해수욕장은 몽돌 해변 특유의 촉감과 소리로 여행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근처의 미라리 상록수림은 숲길 걷기 명소로 이름나 있다. 그 외에도 가학산, 물치기미 전망대는 섬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남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절경 포인트다.
해저에 넓게 분포한 맥반석층 덕분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복과 김은 맛과 품질이 뛰어나며, 완도 수산물의 명성을 함께 이끌고 있다.
△일상이 이어지는 공동체의 섬
2023년 기준 소안도에는 2124명의 주민이 1162세대를 이루며 살아간다. 초·중학교를 비롯해 면사무소, 보건지소, 파출소, 농·수협 등 기초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완도 화흥포항과 소안도를 잇는 정기여객선은 하루 평균 11회 왕복 운항되며, ‘대한’, ‘민국’, ‘만세’라는 배 이름 역시 소안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안도 주민들은 대다수가 해조류 양식과 어업에 종사한다. 특히 다시마와 미역은 섬의 대표 특산물로, 청정 해역에서 자란 소안 다시마는 향과 맛이 뛰어나 전국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5~6월에는 다시마 수확철이 절정을 이루며, 섬 전체가 다시마를 말리는 ‘자연 건조장’으로 변한다. 주민들은 해풍을 맞으며 손수 다시마를 널고 뒤집으며, 관광객들에게는 소박하고도 인상 깊은 풍경을 선사한다.
△‘가고 싶은 섬’을 넘어 ‘살고 싶은 섬’으로
소안도는 지난 2015년 전남도 ‘가고 싶은 섬’ 사업지로 선정돼 탐방로 정비와 펜션 리모델링, 테마공원 조성 등 관광 인프라를 확충했다.
천연기념물 제339호로 지정된 미라리·맹선리 상록수림, 조용한 몽돌이 반기는 미라리 해변, 아부산 거북바위, 진산해변, 당사도 등대 등 수려한 자연경관은 쉼과 치유의 섬으로서 소안도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소안도를 가기 위해서는 완도 화흥포 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 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해 약 50~60분 거리에 위치한다. 하루 평균 10~12회 여객선이 운항되고 있으며, 일부 선박은 차량도 탑재할 수 있어 자가용 여행도 가능하다.
완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흥포항까지는 택시로 10분 거리이며, 시내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여객선 터미널 내에는 대합실과 매표소, 관광 안내소가 마련돼 있어 접근성이 좋다.
섬 내에서는 도보 여행이 가능하며, 차량을 가지고 입도할 경우 소안항에서 미라리 해변, 항일운동기념관, 전망대 등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소안도는 아직 대규모 상업화되지 않은 점에서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상업 시설은 많지 않지만 대신 진짜 섬다운 여유와 따뜻한 주민들의 인심, 자연의 순수함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제6회 섬의 날, 소안도에서 만나는 섬의 내일
오는 8월 7일부터 10일까지 전남도 완도군 일원에서 제6회 섬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섬의 날’은 섬의 중요성과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2018년 제정된 국가 기념일로, 매년 8월 8일 전후로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이어진다.
올해는 ‘천천히 돌아보고 섬’이라는 주제 아래, 섬 주민과 여행객이 함께 참여하는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며, 소안도에서는 ‘백섬백길 걷기대회’도 열린다.
항일의 역사, 살아 숨 쉬는 자연, 주민의 삶이 어우러진 소안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기억과 공존, 미래를 품은 섬’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전남의 섬 하나 하나가 관광 자산으로의 가치가 높고, 소안도 또한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며 “섬의 날을 맞아 소안도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함께 걸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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