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을 살리자]<14>동구 동명동 카페거리 골목형상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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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을 살리자

[골목상권을 살리자]<14>동구 동명동 카페거리 골목형상점가

인문학당·여행자의 집·푸른길…즐길거리 ‘가득’
최대 면적·점포…‘착한 임대인’ 운동 상생·협력 실현
‘동명 커피산책’ 11월 8일 개최 100개 로컬브랜드 참여
남병효 회장 "정부사업 참여…로컬콘텐츠 타운 조성을"

동명공동체상생협의회와 광주 동구는 지난해 10월 26일 광주 동구 동명동 카페거리와 여행자의 ZIP(집) 일원에서 ‘제4회 동명커피산책’을 개최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 위치한 ‘동명동 카페거리’ 골목형상점가는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거점상권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동구 동명동 72-47번지 일원의 동명동 카페거리는 지난 7월18일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됐다.

이곳은 동구 골목형상점가 중 최대 면적(3만5940㎡)과 점포수(270개소)를 자랑한다.

동명동은 광주의 허파 역할을 하는 푸른길을 비롯해 동구 인문학당과 광주중앙도서관 등이 있어 주민 휴식처로 알려져 있다. 또 카페, 음식 등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 숙박시설이 있어 관광객, 직장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과거 동명동은 광주의 부호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농장주와 관리자들이 농장 아래에 고급 주택을 짓고 살면서 형성됐다. 그러나 아파트가 주거문화를 대체하고, 199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로 인한 도심공동화 현상, 2005년 전남도청 무안 이전으로 활기를 잃어갔다.

그러던 중 오래된 한옥과 감각적인 카페들이 어우러진 골목에 젊은층이 모여들고, 점차 그 규모가 커져 오늘날의 동명동 카페 골목이 조성됐다.

동명동 카페골목은 MZ세대가 모여들면서 서울 ‘경리단길’에 빗댄 ‘동리단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보통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제공한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에스프레소보다 더 진하고 부드러운 핸드드립 커피, 수제 케이크, 수제 쿠키, 디저트 등 매장별로 다양한 대표 메뉴가 있다.

동명공동체상생협의회는 지난 6월12일 광주 동구,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과 ‘광주 우수상권 집중 육성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요일별 문화 프로그램, 공연을 보면서 마시는 영국식 홍차, 프랑스산 고급 버터를 사용해 만든 다양한 종류의 과자, 비스킷을 커피·음료와 함께 맛볼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특색 있고 분위기 좋은 식당들도 동명동 인기의 한 축이다.

한옥, 양옥의 조화로움 속에서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자치구가 다양한 콘텐츠 공간을 제공하는 ‘여행자의 집(ZIP)’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 중 하나다.

지난 2022년 8월 문을 연 여행자의 집은 광주를 소개하는 관광안내소이자 차별화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주요 관광지와 연계한 인증사진 이벤트, 피크닉세트 대여, 짐 보관 서비스 등으로 내장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감성, 인권, 생활 등 3가지 테마로 운영하는 이색 관광 프로그램 ‘여행자의 집(ZIP) ZPTI’는 만족도 높은 콘텐츠로 알려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광주만의 관광 브랜딩화를 추진, ‘관광·여행객들이 오고 싶은 광주’를 만들고자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 중이다. 지도, 책자 등 기초적인 관광 정보만 제공하는 일반 관광안내소와 달리, 주요 관광지를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민과 젊은층을 위한 공간도 눈에 띈다.

근대가옥을 리모델링해 마련한 ‘동구 인문학당’은 주민의 인문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954년에 건립된 근대가옥은 한식과 양식, 일식이 혼재한 독특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남병효 동명동 카페거리 골목형상점가 회장은 “동명동만의 색을 간직한 로컬콘텐츠 타운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이 같은 특징으로 동명동 상권의 매출과 유동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2019년 123개였던 ACC 협력가게는 2배에 달하는 287개(2025년 8월 기준)로 급증했다.

2022년 1만518명으로 집계된 유동인구는 올해 2만7291명으로 늘어나 상권·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과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9년 출범한 동명공동체상생협의회가 발 벗고 나섰다. 협의체는 단순한 주민공동체가 아닌 주민과 임차인, 상인들이 모여 임차인과 건물주 간 갈등, 동네 불편 사항을 조정해 갔다. 이는 동명동 건물주와 상가 임차인 간 지역 상권 활성화와 지역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상생 협약을 맺는 결과를 얻었다. 임대인과 임차인, 동구청이 임대료 동결(인하)에 동참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을 진행하며 상생의 기반을 마련했다.

동구는 지난 2019년 6월 ‘광주 동구 지역상권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 제정, 2021년 광주 자치구 최초로 골목재생팀(현 도시공간계획과)을 신설해 골목재생 기본계획을 수립·추진하며 상생과 협력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앞장섰다.

지난해 10월26일 광주 동구 동명동 카페거리와 여행자의 ZIP(집) 일원에서 ‘제4회 동명커피산책’이 개최됐다. 사진은 강기정 광주시장(왼쪽 첫 번째), 임택 동구청장(왼쪽 두 번째)이 커피를 시음하는 모습.


또 지난 7월11일 I-PLEX 광주에서 동명동 카페거리 상인회 설립·등록과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렸고, 7월18일 마침내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받았다.

광주 동명동의 골목 문화축제인 ‘동명 커피산책’이 오는 11월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부설주차장에서 열린다.

행사는 ‘취향을 찾는 감각여행(Taste Voyage)’을 주제로 개최되며, 커피·디저트·책·빵 등 100여개 로컬브랜드가 참여해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25개 부스가 참여하는 커피 시음회, 동명동 카페·전시투어, 주 무대와 골목 곳곳에서 펼쳐지는 커피 거리공연, 커피와 함께하는 세미나·토크쇼 ‘커피 칸타타’, 굿즈·원두·로컬 상품을 만날 수 있는 ‘동명면세점’, 커피염색·커피수묵 등 예술체험 ‘동명아뜰리에’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광주 대표 상권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로컬 콘텐츠 타운’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광주 동구,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동명동 카페거리 골목형상점가는 2027년까지 로컬콘텐츠 고도화·브랜딩, 동명 라이프스타일 구축, 지역관리회사 육성·거버넌스 구축 등을 추진한다.

특히 로컬콘텐츠 고도화·브랜딩은 동명동만의 브랜드 정체성(BI·Brand Identity) 디자인과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상징 조형물 제작과 로컬 테마거리를 조성한다.

남병효 동명동 카페거리 골목형상점가 회장은 “골목형상점가 지정은 시설 현대화와 공동 마케팅 등 정부 주관 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동명동만의 색을 간직한 로컬콘텐츠 타운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11일 I-PLEX 광주에서 동명동 카페거리 상인회 설립·등록과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렸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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