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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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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5일 열린 ‘응시 살롱’에서 박종석 작가와 몽골 작가 엘마 등이 배너를 중심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완쪽부터 채종기 관장, 임희정 작가, 석주 박종석 작가, 엘마 작가, 노정숙 작가, 손희하 전남대 명예교수. |
그의 초상 그림에는 삶의 슬픈 족적에서부터 원혼한 기상에 이르기까지 담벼락 넘어 구수한 아재, 삼촌, 이모 등과 이름모를 시민들의 소소한 일상이 그의 화폭에서 또 다른 기억들로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우리와 또 다른 삶들을 사유하고 싶다면 전시장을 방문하기 바란다. 무더위 속 유익한 문화나들이가 될 듯싶다.
작품을 통한 선량한 서민들의 부채의식(負債意識)으로 1980년 5월의 비극을 반추하는 동시에 평범한 시민들로부터 시작된 광주민중항쟁, 그리고 먼 미래까지 빛날 민초들의 의기 등을 화폭에 투영한 얼굴(초상) 전시가 진행된다.
광주 은암미술관(관장 채종기)이 기획초대전으로 마련,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7월 2일까지 ‘만인화展-산 자여 따르라!’는 타이틀로 열릴 석주 박종석 작가의 개인전이 그것으로, 수묵담채로 1만여점의 ‘만인화’를 그려온 작가의 얼굴 그림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기회로 부족함이 없다. 출품작은 회화(인물화) 30여점과 미디어에 담긴 얼굴 초상 5000점으로, 1층 전시장에는 대작 회화와 설치, 2층 전시장에는 인물화 얼굴들이 배치됐다. 초상 5000점보다 더 많은 그림들을 전시장에 가져왔지만 모두 다 걸지는 못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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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5일 ‘응시 살롱’에서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얼굴 초상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모자쓰고 앉아 있는 이가 석주 박종석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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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열린 ‘응시 살롱’에서 석주 박종석 작가가 한 주부의 얼굴을 그리고 있는 모습. |
거리와 카페, 일상 속에서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을 화폭에 옮겨온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인물 묘사가 아니라 이름 없이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에게 기억의 자리를 내어주는 행위로 인식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을 통해 삶의 온기와 시대의 이야기를 기록해온 작가는 오늘날 소비되는 수많은 이미지와 정보를 상기한다. 아울러 시대 상황 때문에 삶과 기억마저 쉽게 잊히곤 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만인화는 이런 망각에 맞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를 오래 바라보고 기억하려는 예술적 실천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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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전경 |
특히 전시 포스터에 사용된 작품은 민주화운동가이자 소설가였던 전남 장흥 출생 송기숙(1935∼2021) 전 전남대 교수를 그린 만인화로,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지식인에 대한 작가의 존경과 기억을 담고 있다. 이는 이름있는 인물과 이름없는 사람들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시대의 주인공으로 기록해 온 만인화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끊임없이 흘러가면서도 오류와 착오를 범하는 경우가 있어 왔다. 이는 권력 탐욕과 친일적 사고의 정치인, 사이비 종교인들의 암적 편향주의와 노예적 아첨 근성이 원인이었다. 1980년 5월 18일 이후 광주시민들은 군부독재 전두환 일당이 국민들을 노예로 취급한 부패권력에 항거해서 투쟁했다. 그로 인해 많은 민주열사들의 희생을 담보로 민주화가 회복됐고 광주 서민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현재와 미래가 있겠는가. 작가가 만난 일반 서민들의 인물화 소품 1만점이 모아졌다. 따라서 일상적 평범한 기록이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는 하나이자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김준태 시인은 ‘석주의 ‘만인화’와 역사적 혹은 현존재(Dasein)의 리얼리즘’이라는 평론글을 통해 “올해 70세 고희를 맞아 지난 24년 동안 그가 추구해온 삶과 미술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담아낸 ‘사람의 얼굴’을 한 자리에 모시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그의 일련의 작품에서 굳이 ‘사람’을 중심 테제로 삼은 것은 그의 가족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가 천지간에 존재하는 헤아릴 수 없는 유무(有無) 생명체 중에서 특히 ‘사람’ 혹은 인간에 대해 역사적 미학 혹은 철학적 세계관을 갖고 있음에 경하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다”고 평했다.
전시와 별도로 시민 초상 드로잉 프로젝트 ‘응시살롱’이 참여 시민들의 호응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전시 개막 전인 5월 25일 박 작가와 몽골 작가 엘마(Tsevelmaa Nadmidjanlav)가 함께 참여한 초상 드로잉 퍼포먼스가 콜라보로 열린 가운데 지난 12일에 이어 19일과 26일 두 차례 더 예정돼 있다. 12일 열린 시민 초상 드로잉에서는 박 작가가 시민 12명과 소통하면서 얼굴 초상을 작업, 아카이브로 축적했다. 이날 참여한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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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6 (화) 1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