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해방·가족애…"묵직한 울림 주는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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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여성해방·가족애…"묵직한 울림 주는 영화들"

광주독립영화관 상영작, 블랙 코미디부터 청춘다큐까지
‘럭키몬스터’·‘머리카락’·‘선샤인패밀리’ 등 관객 기다려

‘럭키 몬스터’
멀티플렉스에서는 보기 힘든 귀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광주독립영화관. 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이들은 많이 줄었지만, 광주독립영화관에서는 다채로운 독립·예술 상영작들을 준비하고 시민들을 맞는다.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 ‘럭키 몬스터’를 비롯해 머리카락을 통해 여성해방을 이야기하는 영화 ‘머리카락’, 보석 같은 가족애를 되새기는 영화 ‘선샤인패밀리’ 등 묵직한 울림을 주는 영화들이 광주독립영화관 상영관을 채운다.

먼저 ‘럭키몬스터’는 빚더미 인생을 살고 있는 도맹수가 의문의 환청 ‘럭키 몬스터’의 시그널로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위장이혼 뒤 사라진 아내 성리아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럭키 몬스터’에는 뻔한 스토리와 클리셰란 없다.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전개로부터 비롯된 블랙 코미디, 로맨스, 스릴, 액션까지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장르는 단연 블랙 코미디다.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빚쟁이 신세에서 하루아침에 로또 1등 당첨, 50억을 손에 거머쥔 벼락부자가 된 도맹수. 오직 도맹수에게만 들리고, 보이는 ‘럭키 몬스터’ 등 다채롭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재미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웃음 포인트가 매력적인 영화다.

또 로또 1등 당첨 전후로 스토리는 물론 캐릭터들까지 극명하게 나뉘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와중에도 위장이혼을 감행할 정도로 아내를 향한 지극한 사랑꾼 같은 면모를 보이는 도맹수와 그런 그를 묵묵히 지지하는 아내 성리아의 모습에서는 로맨스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포스를 자랑하는 최필연과 박건아, 노만수까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지루할 틈 없는 장르적 면모를 제대로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복수를 위한 액션이 담겨 있어 영화의 퀄리티는 한층 더 풍성해진다.

특히 봉준영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재학 시절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단편 ‘헤르츠’를 통해 ‘환청’이라는 소재와 사운드를 활용, 탁월한 연출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환청이 ‘럭키 몬스터’라는 인물로 시각화돼 등장, 더욱 업그레이드된 세계관을 펼쳐낼 전망이다.

‘머리카락’
다큐멘터리 영화 ‘머리카락’은 미의 기준이 됐던 머리카락을 매개로 ‘탈코르셋’을 외친다. 영화는 여성스럽다고 정의해 온 것들로부터의 해방을 말한다. 조선시대에 칠흙 같이 검고 풍성한 머리카락은 미인의 필수조건이었다. 반면 짧고 뻣뻣한 여성의 머리카락은 부정적이고 추함으로 묘사된다. 1920년 신여성은 모단(毛斷)걸로 불리었다. 단발은 여성에게 기성체제를 향한 도전이었다. 지금도,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자른다. ‘여성스럽다’라는 사회적 정의를 거부하는 움직임, 바로 탈코르셋 운동이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되찾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 노력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여성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내며 해방과 연대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한국·필리핀의 합작영화 ‘선샤인패밀리’가 관객을 기다린다.

서울지사에서 5년간 일하던 필리핀인 ‘똔’과 그의 가족은 이제 얼마 후면 고국으로 돌아간다. 여느 때처럼 자신의 차로 귀가하던 그는 폭우 속에 한 여성을 치고 당황한 나머지 뺑소니를 하게 된다. 집에 돌아온 ‘똔’은 자수를 결심하지만 그의 아내 ‘쏘냐’는 낯선 이국 땅의 감옥에 남편을 보낼 수 없다며 자수를 막고 이 최악의 위기를 넘길 묘책을 찾는다. 낯선 땅 한국에서 필리핀 가족 앞에 벌어진 최악의 사건을 통해, 위기 속에 빛나는 가족애를 되새긴다.

‘잔칫날’
이어 ‘잔칫날’은 아버지의 장례식 날 비용마련을 위해 남의 집 잔칫날에 간 아들 경만의 이야기를 그린다. 무명 MC 경만은 각종 행사 일을 하며 동생 경미와 함께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를 간호 중이다. 하지만 갑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경만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비용조차 없는 빡빡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동생 몰래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으로 생신 축하연 행사를 간 경만은 남편을 잃은 후 웃음도 잃은 팔순의 어머니를 웃게 해달라는 일식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재롱을 피운다. 가장 울고 싶은 날 가장 환한 웃음을 지어야 하는 경만은 팔순 잔치에서 예기치 못한 소동에 휘말리며 발이 묶이게 된다. 영화는 죽음마저 ‘돈’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현실을 보여주며 씁쓸함을 남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관객상, 배우상, 배급지원상 등 4관왕에 오른 작품이다.

이 밖에도 다섯 명의 ‘요요소년’들의 고민과 해법을 8년 간 담은 청춘 다큐멘터리 ‘요요현상’, 이혼가정·장애인 가정·한 부모 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오늘, 우리2’, 스스로 권력이 된 언론의 부정을 파헤친 ‘족벌 두 신문 이야기’ 등 영화가 상영 중이다.

보다 자세한 광주독립영화관의 상영작 정보와 시간표 등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세라 기자 sera0631@gwangnam.co.kr        박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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