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성남 작가들…아트로 영감 양 도시 조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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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광주·성남 작가들…아트로 영감 양 도시 조망하다

‘도시의 경계와 균열, 새로운 연결의 공공예술’展
6명 예술가 탐색 결과물 12월까지 이강하미술관서

지하철 수서 3호선의 지하철 노선과 광주 1호선의 녹색 노선에서 영감을 얻은 전시 노선 안내도.
포스터
이질적 두 도시의 미술공간이 의기투합해 상호 도시의 미적 담론을 담아내는 전시가 마련된다.

전라도와 경기도는 현시대 흐름에서 상반된 부분들이 많다. 전라도는 초고령 사회로 인구 감소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도는 최대 인구를 거느린 지자체다. 인구라는 관점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또 광주와 성남 간 물리적 시간은 3시간50분이 소요되고, 거리는 281㎞에 이른다. 그만큼 사는 환경도, 습성도, 삶의 패턴도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예술 분야 역시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차이들을 공감하며 두 도시 간 아트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폭을 넓혀가는 취지로 미술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광주시 남구 이강하미술관과 경기도 성남시 소재 성남아트센터가 그곳으로, 이들 미술공간은 올해 초 예술가 교류 전시 개최 및 문화예술 분야 상호 교류 협력을 도모하고 지역 문화예술발전과 도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 예술가 교류 물꼬를 텄다.

먼저 지난 5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전시를 진행한데 이어 교류전시 성격으로 11월에는 이강하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게 된 것이다. 성남과 광주 도시 교류전시 두 번째 이야기로 이해하면 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공예술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도시의 경계와 균열, 새로운 연결의 공공예술’이라는 타이틀의 전시가 지난 5일 개막, 오는 12월31일까지 이강하미술관에서 열린다.

광주와 성남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청년작가들이 기획자와 함께 전시에 앞서 각자 태어나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자 고향의 공간을 잠시 벗어나 성남에서 광주를 바라보고, 광주에서 성남을 바라보는 등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낯선 것을 친숙하게 조망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광주와 성남을 기차와 버스, 지하철로 오고 가며 동네의 동네, 골목과 골목에서 마주했던 시간들을 보냈다. 그러던 중 어느덧 계절은 한 바퀴 돌았을 만큼 작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는 사이 다른 듯 닮은 두 도시의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에 관계자들은 또 다른 영감을 발현해냈다.

특히 ‘인공 도시, 급성장을 이룬 성남시, 그리고 민주화와 예향의 도시인 광주를 창작과 노동, 정의되지 않은 사회적 예술로 작가들은 물음을 던진 셈이다. 이들 작가는 무엇을 공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인지하고, 작업 여정의 좌표로 방향을 삼은 듯하다. 도시 교류 워크숍을 통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또 다른 예술의 공공(公共)적 재생과 회복의 시간들을 살펴보고, 사회적 창작 공동체에 대해 고찰한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광주에서 김경란 박성완 이뿌리, 성남에서 이나영 이찬주 최지원 작가 등 6명이 참여했다. 이들 작가로부터 문화 재생·회복 공간으로써 도시와 예술의 탐구적 시선을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성남 이나영 작가의 전시 모습
광주 김경란 작가 전시 모습
성남 최지원 작가 전시 모습
먼저 김경란 작가는 사회 속 규정 되거나 일상과 삶에 연결, 상반된 의미에 대한 감정을 탐구한 주제를 회화,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로 담아내고 있으며, 박성완 작가는 풍경과 일상의 빛에 대한 회화 연구와 현재의 삶과 시대를 관찰하는 것을 주제로 사회적 리얼리즘을 보여주는 등 소소한 일상과 인간 삶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남도 인상파 기법을 선보인다.

이외에 이뿌리 작가는 사계절 변화하는 환경을 거대한 크로마키(chroma-key·화면 합성 기법) 삼아 그 안에서 찾아낼 수 있는 의미를 탐색하는 등 남도의 사계절 자연환경을 캔버스 삼아 미디어와 퍼포먼스를 활용한 문자예술작업을 만날 수 있다.

이어 이나영 작가는 사진 속 인물들을 구성하고 있는 화면으로 밖으로 그들의 감정, 관계, 주변 풍경 등의 요소를 중첩해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한편, 자신 또는 사진들을 매개로 기억과 인물에 대한 관심을 투영하고 있으며, 이찬주 작가는 공사 중인 구조물을 통해 동시대 사회 문제나 개인의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우리의 삶은 공사 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형식을 구현하고 있다.

이밖에 최지원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하고 ‘순간의 인상’을 모티브로 회화 및 미디어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다원예술 및 미디어프로젝트를 통해 동시대 이슈에 대한 청년세대의 관점을 이야기한다.

전시실 입구에는 지하철 수서 3호선 노선과 광주 1호선의 녹색 노선에서 영감을 얻은 전시 노선 안내도가 부착돼 눈길을 끈다.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도슨트에 의한 해설 프로그램은 1일 1회 오후 3시에 운영된다. .

개막식은 10일 오후 4시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식 개막식을 2019년부터 열지 못하다 3년만에 마련된 개막식에는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및 성남문화재단 류성근 본부장 등 내빈과 출품작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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