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지켜낼 의무’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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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지켜낼 의무’ 계속돼야

김민빈 문화부 기자

김민빈 문화부 기자
[취재수첩] 최근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국내 기업이 배상금을 대신 갚도록 하는 ‘제3자 변제’ 배상안을 내놨다.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과 미래 발전에 부합하는 방안을 모색해본 결과’라는 이유를 밝혔지만 당사자인 피해자들의 동의없이 결정된 일방적인 해법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번 방안은 한국 정부가 나서 가해자인 일본의 과거사에 면죄부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로 자국 피해자들의 인권을 짓밟은 굴욕적인 해결책이 아닐 수 없다. 찬성하는 이들은 과거에 얽매이기 보단 미래 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삼고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과거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고서야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봄이 왔다. 광주의 봄은 80년 5월의 역사를 온전히 지키고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역사가 남긴 상흔에 지긋지긋하다거나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말을 쉽게 던지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광주의 많은 예술인들은 작품활동을 통해 오월을 전승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도 다양한 공연예술작품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80년 5월 평범한 광주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광주’는 네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시립발레단은 5·18 광주 민주화 정신을 기리는 창작발레 ‘Divine’을 초연하며, 시립오페라단의 5·18민주화운동기념 오페라 ‘박하사탕’은 8월 77주년 광복절을 맞아 전막공연으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나간 과거가 남긴 숭고한 의미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남은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를 온전히 계승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며 판단은 후대의 몫이다.
김민빈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김민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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