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신혼부부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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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신혼부부의 무게

송대웅 경제부 차장

송대웅 경제부 차장
통계청의 숫자들이 마음을 짓누른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호남·제주지역 신혼부부의 삶’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광주와 전남의 신혼부부 수가 해마다 빠르게 줄고 있다.

광주의 신혼부부 수는 2019년 3만3878쌍에서 2023년에는 2만5954쌍 쌍으로 23.4% 줄었다. 전남도 같은 기간 20.5%(3만8275쌍→3만445쌍) 감소 폭을 보였다.

아이 울음소리도 듣기 어렵다.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1명(광주 0.86명, 전남 0.97명)이 채 안된다.

또 10쌍 중 8쌍은 ‘빚’을 안고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사랑만으로는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없는 시대다. 결혼은 이제 점점 더 ‘선택’이 아니라 ‘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숫자들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은 물론이고, 불안정한 고용환경과 장시간 노동, 육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부족 등이 신혼부부의 삶을 압박한다.

특히 지역은 수도권보다 인프라가 부족하고 청년 유출이 심해 악순환이 더 뚜렷하다. 일자리를 찾아,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젊은이들은 지역을 떠난다.

미래에 대한 낙관보다는 불안이 앞서는 구조 속에서 부부는 아이 계획을 미루고, 결국 포기한다.

각종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나오는 출산장려금 몇 푼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삶의 문제다. 누군가는 청년층의 나약한 의지를 탓하기도 하지만 이보다 앞서 우리 사회의 제도와 환경을 돌아봐야 한다. 결혼과 출산을 국가의 미래 전략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그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기반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

분명, 결혼과 육아는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가능하도록 돕는 일은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신혼부부가 지고 있는 무게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줄 사회적 관심과 제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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