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 넘어 파리로까지…민간 예술교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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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 넘어 파리로까지…민간 예술교류 ‘모델’

■광주-프랑스 본격 교류 20년째 지속
양국 10명 판화 개인전 성료…루앙대학생들 가교
‘한국 감성:광주아리랑’展 등 눈길…하반기 전시도

2022년 새인트 줄리앙성당 노정숙 작가 개인전 모습
1990년대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한·불교류. 당시에는 지역에서 개인 작가들마저 해외와 교류를 하기가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더욱이 유럽은 더더욱 그랬다.

그러다가 광주에는 해외국가와의 예술분야 민간교류 모델 같은 사례가 하나 만들어졌다. 그것은 바로 광주를 연고로 회화 및 판화, 그리고 미디어 작업에 힘쓰면서 대학에 출강하는 한편, 틈틈이 기획자로 활동해온 노정숙 작가(국제시각문화예술협회 대표)와 프랑스 판화 대가의 한명인 파스칼 지하흐 작가(꼬레라숑Coreelation 대표)의 인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둘의 인연이 광주시각예술과 프랑스 시각예술 교류를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올해 20년째를 맞았다.

2005년 노정숙 작가가 파스칼 지하흐와 만나면서 교류의 시발이 된 셈이다. 프랑스에서 노 작가의 개인초대전이 열릴 당시 파스칼 지하흐가 전시에 들르면서 이들의 첫 만남은 성사됐다. 그후 2006년 파스칼이 광주에서 열린 ‘국제판화워크숍’에 참석, 방문했다. 이때 파스칼 지하흐와 다각도의 교류 이야기가 오간 뒤 그가 프랑스로 돌아와 프랑스 작가들과 이를 공유하고 논의해 2006년 교류 윤곽이 잡히게 된다. 이들은 이렇게 해서 광주와 프랑스 예술 간 본격적 교류의 첫발을 떼게 됐다.

2007년 프랑스 센느마리팀 홀 전시장면
2022년 블루아 문화갤러리에서 열린 ‘한국판화가 10인 초대전’ 전경
이듬해인 2007년 실질적 교류 교두보가 확보된다. 이 해에 첫 교류전 성격의 전시가 센마리팀 전시장에서 열린다. 센마리팀은 우리로 말하면 광역시 같은 곳으로 이 안에 300평 규모의 전시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프랑스 판화가 5명과 광주 판화가 5명 등 총 10명이 참여해 부스 형태의 개인전으로 전시를 성황리 진행했다. 이때 프랑스측에서 광주작품 2점을 구입해 광주 예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 해에 교류 결집체가 공식 결성되면서 단발 교류의 위험을 벗어나 양국간 장기 교류의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프랑스 작가들 중 한국과의 교류를 동조하는 작가들이 참여해 ‘꼬레라숑’(Coreelation)이 결성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꼬레라숑’과의 교류 첫번째 전시가 열릴 수 있었다. 이때 전시 외에 양국의 세미나 및 그랑 쿠론느 후원 이래 워크샵 등이 진행됐다. 이와함께 같은 해 7월 루앙대 학생들이 광주를 찾아 ‘광주가 어떤 곳인지’ 등 다각도의 취재활동을 벌였다. 학생들은 광주비엔날레와 5·18민중항쟁 및 국립5·18민주묘지, 우제길 고 강행복 김익모 노정숙 김상연 등 5명 작가의 작업실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광주에서의 활동을 뒤로 하고 이들 학생은 루앙으로 돌아갔다. 학생들 방문 이후 루앙대에서는 광주를 담아낸 전시를 선보였고, 루앙 시내 영화관에서는 광주배경으로 한 ‘꽃잎’ 영화가 상영돼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이때 루앙은 ‘11월은 광주의 날이 됐다’고 선포한 바 있다. 그만큼 광주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형성되는 분수령이 됐다.

이들의 교류는 상호 신뢰 아래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게 된다. 양국 교류시 작가초대를 할 경우 작가 1명을 초대해 개인전을 열어주기로 했고, 실제 1호 개인전으로 김상연 작가가 선정돼 2008년 전시를 열 수 있었다. 그뒤 2012년 광주시립미술관 상록분관(현 하정웅미술관)에서 꼬레라숑 전시 2편을 마련해 광주가 화답했다.

2018년 무등갤러리에서 열린 ‘한국프랑스판화작가초대전’ 기념촬영 모습.
2024년 음암미술관에서 열린 꼬레라숑(COREElation6) 전시 장면.
2012년 현 하정웅미술관 전신인 광주시립상록분관에서 열린 ‘꼬레라숑’(COREElation4) 전시 모습.
이들의 교류는 단 한번도 균열이 생기지 않은 채 프랑스 지역에서 진행되던 교류가 수도 파리로까지 확대되면서 광주예술을 널리 알리는 산파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내고 있다.

양국간 서로 신뢰가 돈독하고 교류가 굳건하게 정착되면서 교류 외 지역이더라도 좋은 작가들이 뜻을 함께 하게 되며 작가층이나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2022년에는 북부 루앙시를 위시로 블루아, 샹띄에(샹띄에 수르 루아르), 라 롱스레 조아 엉 꼬르, 파리 등 프랑스 5개 지역 순회전시로까지 나아간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에브흐시립박물관 초대로 시립박물관 예술가의 집에서 한국예술가 10명을 초대한 전시가 열렸고, 에브흐시립박물관과 시립도서관측이 광주작가 작품 8점을 구입한다.

2006년 우제길미술관에서 진행된 ‘국제판화워크샵Ⅲ’ 포스터
<><><>올해 양국 교류는 블루아~세벤느(5~9월) 2개 지역(5개 행사) 진행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구체적 행사로는 ‘한국의 빛:광주예술’(05.10~05.21 브라시유 비에유홀)전이 열린데 이어 ‘한국의 감성:광주아리랑’(05.20~06.18 블루아시립도서관 전시실), 노정숙(한국) 이선희(프랑스) 2인전, 판화워크숍+체험 등으로 구성될 ‘국제판화의 날’(그리프GRIFE 아틀리에 전시실), ‘세벤느의 생로랑 드 트레브 지역 세벤느 풍경 노정숙·이선영·김창호 등 3인전(06.30~07.13 라 롱스레), 김창호 사진 초대전(08.20~09.03 라 롱스레) 등이 잇따라 펼쳐진다.

<><>특히 ‘한국의 감성: 광주아리랑’ 행사는 블루아시립도서관 주최로 노벨문학상 한강의 소설배경인 5·18민중항쟁 사진과 동시대 광주사진작가들 작품, 판화가 선보인다. 아울러 20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각)에는 문학(시· 소설), 미디아아트, 생활문화, 잡지 등을 통해 광주문화의 한 단면을 알리는 컨퍼런스(문학·연대정신)와 차문화시연회(정운다회) 등이 열려 호응을 얻었다.

프랑스 예술가들과의 교류는 광주 ‘에뽀끄’와도 선이 닿고 있다. ‘에뽀끄’는 1964년 광주에서 시작한 비구상 미술그룹으로 서울의 오리진(1958년) 부산의 혁(赫 1963년)과 더불어 3대 한국비구상 미술 그룹의 하나로, 미술전문잡지 ‘에뽀끄’를 펴내고 있다. ‘에뽀끄’에 교류 소식 등이 소개되고 있다.

노정숙 대표는 양국 교류에 대해 “양국 간 신뢰가 있다보니 열정들이 뭉쳐져 좋은 작가들이 계속 들어오게 됐고. 루앙을 넘어 파리로까지 확장됐다”며 “민간교류의 가장 큰 결실은 지속성과 확장된 다양한 교류라고 생각한다. 민간과 관이 협업한 교류로 시너지가 확장돼 더 큰 효과를 거뒀으면 한다”고 밝혔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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