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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란 대표이사가 ‘광주지역 성평등수준 도약을 위한 통합 전략 모색’이라는 타이틀로 열린 광주여성가족정책포럼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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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평등한 창작환경을 위한 예술인 집담회에서 발언하는 오 대표이사. |
‘더 광주답게, 더 성평등하게’라는 가치를 내세운 오미란 제7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가 지난달 23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돌입한지 한달 여를 맞았다. 사무총장으로 재단을 떠난 지 10여 년만에 다시 돌아온 셈이다. 그가 돌아와 가장 먼저 한 것은 광주여성경제인협회, 여성벤처협회, 오월어머니집, 여성단체협의회 등 광주지역 대표 여성단체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 연대를 약속한 일이다. 무엇보다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여성’과 ‘공동체’라는 키워드를 가슴에 묻고 35년간 경험을 축적해온 그가 재단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되는 가운데 오 대표이사를 만나 구상 중인 내년 주요 사업과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광주여성재단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후 10여 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여성가족재단으로 바뀐 광주여성가족재단 제7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소감은.
2015년 사무총장을 마치고, 10년 6개월 만에 재단으로 돌아오니 감회가 남다르다. 다행히 익숙한 분야라 낯설진 않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동안 직원들이 성장했고, 열심히 일하는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든든하다.
재단이 출범 15년을 맞았지만 시스템이 아직 완전히 뿌리내린 건 아니다. 재단을 더 튼튼하게,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첫 과제라는 생각이다. 외부의 기대가 크고 ‘변화를 일으킬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많은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과 각오로 임하려 한다.
-취임식에서 ‘성평등’을 강조했는데, 성평등 실현의 핵심은 무엇인지.
성평등은 단순히 제도를 바꾼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차별하지 말라”, “폭력하지 말라” 강조하지만 여전히 젠더폭력은 존재하듯, 결국 인식의 변화가 핵심이다. 교육과 문화, 조직문화 개선, 일상 속 캠페인 등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맥락에서 성평등은 인권 문제로 볼 수 있다. ‘다양성’과 ‘포용’이 핵심 가치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재단은 이와 같은 인식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실천을 지원하는 중심 기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 12월 설립된 재단이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그간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나.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시민 속의 재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이건 여성가족재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 성평등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광주형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초창기와 비교해 연구직과 일반직의 직제 구분이 이뤄지고, 돌봄·보육 사업이 확대되면서 재단의 기반이 크게 달라졌다.
현재는 일자리·정책연구 기능이 강화됐고, 시민들의 인지도가 확실히 높아졌다는 것을 체감한다.
이제는 대표 콘텐츠를 내놓을 때다.
광주 여성들이 역량을 강화하고 인큐베이팅하는 곳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성리더십 교육’과 ‘광주 여성사 기록’ 등 콘텐츠를 발전시켜 브랜드화해 시민이 믿고 찾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앞으로 임기 동안 재단을 어떻게 이끌 계획은.
임기 내 시민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결과 중심의 재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금 필요한 건 ‘내실 강화’와 ‘확장’이다. 우선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한다. 급여 불균형 문제, 복지·휴가 규정의 개선, 사기 진작 프로그램 등 제도적 기반을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 매달 우수직원을 선정해 시상하는 등 일할 맛 나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외부적으로는 광주지역 여성자원의 세계화·전국화를 추진하고 싶다. 광주가 지닌 역사와 자원을 여성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브랜드화하는 것이 주요골자다. 광주가 성평등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대한민국에서 ‘명품 여성재단’이라 불릴 수 있도록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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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대 오미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임명장을 받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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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란 신임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광주여성가족재단의 존재 이유는 ‘실질적 성평등 실현’에 있다. 시민과 함께 변화를 하는 결과 중심의 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재단은 소통과 연대, 변화와 혁신, 지속가능한 성장을 토대로 지역맞춤형 연구 및 정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성주류화 제도 실효성 강화에 나선다. 현장중심 돌봄체계 기반 구축과 지역사회 협력기반 성평등 문화확산, ESG 혁신을 통한 사회적 책임 경영에서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기존 여성·가족정책 연구, 성평등 문화 확산 교육, 성별영향평가, 보육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면서 ‘모니터링 시스템’을 새로 도입할 생각이다.
현재까지 여러 관점에서 실태조사와 연구를 실시했으나 사후 점검에 관한 시스템은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광주지역 5개구별 성평등 역량을 진단하고, 기업과 기관의 성평등 수준을 측정·평가하는 체계 등을 구축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시민이 성평등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구조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광주교통공사나 광주사회서비스원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과 협약을 맺고 ‘성평등 공동 슬로건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성평등 리포터’ 활동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그래야만지속 가능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여겨서다.
또한 정책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현장 실현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흩어져 있는 관련 사업을 한 데 묶는데 주력한다. 공동으로 관통하는 콘텐츠가 현장에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깊이 교류에 나선다.
아울러 다양한 그룹을 연결해주는 젠더 네트워크 플랫폼 역할에 충실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진다. 구체적으로는 정기적 리더십 모임, 마을활동가 양성 및 역량 강화, 여성 소모임 네트워크가 여성친화마을이나 관련 프로세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협력사업’, ‘역량강화’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
이외에도 여성가족부가 지역 양성평등 정책 추진 기반 확대를 위해 지원하는 양성평등센터의 공모를 준비, 2027년 오픈을 준비할 예정이다.
재단의 숙원사업인 공간 마련도 꾸준히 관심을 두고 이어나간다. 북카페와 회의실, 소강당을 갖춘 시민 소통 공간을 조성해 광주지역 여성계의 거점으로 삼을 복안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재단은 시민·여성·미래 세대와 함께 성평등한 광주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 성평등은 결국 우리 삶과 민주주의를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이 삶 속 민주주의를 고양시키고,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성별 불평등을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재단은 시민의 성평등 의식과 문화가 더 깊어지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실천운동의 플랫폼이 되겠다. 여러분이 광주시민 답게 성평등의 여정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프로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남연합·중앙사무국장
△전남대 여성연구소 전임연구원
△전남여성플라자 정책연구팀장
△광주여성재단(현 광주여성가족재단) 사무총장
△젠더&공동체 대표
2025.11.21 (금) 12: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