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0일 광주 동구 헌혈의집 충장로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
코로나19 이후 단체 헌혈과 10·20대의 헌혈 감소로 혈액 수급난이 고착화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광주·전남지역 혈액 보유량은 적정 수준을 크게 밑돌며 ‘관심’ 단계에 머물러 있다.
10일 오전 광주 동구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 채혈실에 마련된 15개 침대 가운데 실제 운영되는 곳은 두 자리뿐이었다. 평일 방문객이 적은 충장로 지역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예년보다 헌혈 참여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이혜정 충장로센터장은 “계절적 요인도 영향이 있지만, 연말·연초 행사와 방학 시기 해외여행 증가로 단체 헌혈이 크게 줄었다”며 “해외여행 후 4주간 헌혈이 제한돼 수급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기준 광주·전남혈액원의 혈액 보유량은 3.5일치에 불과하다. 혈액형별로는 A형 2.0일, O형 2.4일, B형 6.9일, AB형 4.0일이었다. B형을 제외한 모든 혈액형이 적정 수준(5일 이상)에 미달한다. 정부 기준으로 보유량 5일 미만은 ‘관심’, 3일 미만은 ‘주의’, 2일 미만은 ‘경계’, 1일 미만일 경우 ‘심각’ 단계다.
헌혈 중이던 정세민씨(23)는 “두 달에 한 번씩 꾸준히 헌혈하고 있다”며 “최근 적십자에서 혈액 부족 안내 문자를 받고 바로 방문했다. ‘나부터 하자’는 마음이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의 청년층 헌혈 감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5년째 이어지고 있다.
10~20대 헌혈 건수는 2019년 14만2980건에서 2020년 10만9814건으로 급감한 뒤 2021년 11만5758건, 2022년 10만9656건, 2023년 11만2275건, 2024년 11만1839건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생애 첫 헌혈자’ 감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19년 2만2389명에서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1만2144명으로 반토막 났으며, 이후에도 1만2000~1만5000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헌혈자의 수급 구조가 무너지면서 헌혈 기반 자체가 약화되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광주·전남혈액원도 수능 직후 고3·수험생 대상 기념품 제공 이벤트 등 참여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수급난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
혈액원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학급 수가 줄면서 10대 헌혈 인구가 자연 감소한 데다 코로나19 이후 헌혈 문화가 급격히 약해졌다”며 “30대 이상 직장인·중장년층 참여를 늘릴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장인의 헌혈 공가 확대, 헌혈자 예우 조례 개정 등 지역 차원의 동참 분위기 조성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엄재용 인턴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엄재용 인턴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5.12.10 (수) 2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