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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국 광주청년센터 교류협력팀장 |
민주주의는 인권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극우세력은 표현의 자유를 악용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회 내부에서 잠식하며 암세포처럼 문제를 키우고 옮긴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얼핏 보면 강력한 보수주의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이들은 민주주의 질서 자체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집단에 가깝다. ‘일베’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회적 참사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특정 계층이나 지역에 대한 혐오를 확산시키기도 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례도 있었다. 작년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해 시설을 파괴하며 경찰뿐 아니라 민간인을 폭행한 사례, 그전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단식투쟁 농성장 앞에서 폭식 퍼포먼스를 펼친 사례가 있다. 광주청년센터 포럼 ‘청년, 다시 봄’에서도 극우주의를 단순한 정치적 성향 차이가 아닌 사회를 부정하는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들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사회 곳곳에 교묘하게 스며들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억지와 비논리적인 주장으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번 ○○벅스 텀블러 판촉 행사 논란 역시 그런 사례로 느껴진다. 단순히 역사적 사건과 내용을 몰라서 벌어진 실수였다고 믿기에는 그동안 반복돼 온 극우세력의 행태를 보았을 때 충분히 의도된 연출로 보여진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정의를 사회 전체의 정의로 착각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발언이다. 이 프레임으로 자신들의 주장에도 정당성이 있다고 포장하고 스스로 믿는 것이다. 물론 생각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러한 차이는 서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생각이 타인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는 순간, 단순한 ‘다름’의 문제가 될 수는 없다. 필자가 초등학생 시절 배운 ‘자유’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자유는 사회적 합의와 책임 안에서만 보장된다. 사회적 참사와 정치 보복의 희생자를 조롱하며 가해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른 것’이다. 만약 이것조차 단순한 관점 차이로 치부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이번 사과 발표가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필자의 지인 중 광주 출신이 아닌 분이 정말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그렇게까지 분노하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본 적도 있다. 그분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실제로 도심에 탱크가 진입했다는 사실조차 잘 알지 못했다. 이에 피해자인 지역민들은 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 고통과 억울함이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 드리며, 이번 기회를 통해 관련 역사를 한 번쯤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분은 몇 가지 사례를 들으며 이야기를 나눈 뒤 깊이 공감했고 직접 광주를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결국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보장하는 권리는 타인을 조롱하거나 상처 주는 자유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배려할 수 있는 자유인 것이다.
최근 극우세력에 의해 자유민주주의는 계속 위협받고 있다. 지역과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논쟁과 토론을 통해 더 나은 대안으로 이어지는 건강한 공생 구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극단적 세력은 사회 내부에 기생하며 갈등과 혐오를 확대 재생산하며 다음과 같은 부작용들을 낳고 있다. 첫째, 온라인 커뮤니티와 왜곡 콘텐츠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면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특정 세력의 허위 주장을 믿게 된다. 아무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먼저 입력되는 정보가 잘못된 정보라면 이를 바로잡는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이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낭비된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 행위가 다시 한번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겨우겨우 잊고 용서하려고 해도 다시 한번 가해가 발생하면 더 큰 상처가 된다. 더 이상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갈등과 대립은 결국 사회적 비용과 공동체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더 이상 아픈 역사가 조롱거리가 되지 않게, 피해자의 상처가 반복하게 덧나지 않게, 사회의 정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예방과 책임, 그리고 적절한 처벌이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극단주의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우리 모두가 역사와 타인에 대한 감수성, 그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함께 갖춰야 할 것이다.
박민국 gn@gwangnam.co.kr
박민국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6.01 (월) 09: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