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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의 천사’ 스틸 컷. 사진 제공=이오 에디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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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객’ 스틸 컷. 사진 제공=이오 에디션 |
이처럼 독일 현대사의 균열과 개인의 상처를 집요하게 응시한 토마스 브라쉬(1945~2001)는 시인과 소설가, 극작가, 번역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면서 독일 현대사를 둘러싼 기억과 폭력의 문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1945년 영국 요크셔에서 독일계 유대인 망명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947년 가족과 함께 동독으로 돌아갔다. 동독 체제의 억압과 검열에 맞서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반대와 관련해 처벌을 받았고, 1976년 동독 반체제 가수 볼프 비어만의 국적 박탈에 반대하는 성명에 참여한 뒤 서독으로 이주했다. 그의 삶 자체가 독일 분단과 냉전, 전후 사회의 긴장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브라쉬는 정치적 현실을 직접적인 구호로 옮기기보다, 그 안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욕망과 좌절, 상처 입은 관계로 시대를 비춰냈다. 그의 영화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국가와 체제, 기억과 망각의 문제를 인간의 감정과 삶의 감각으로 다뤘다는 데 있다.
이 가운데 광주와 목포에서 그의 영화를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특별상영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이번 특별 상영은 토마스 브라쉬의 책 ‘카르고’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번역자이자 이오 에디션 대표인 라베율과 김태용 작가. 1인 아트하우스 OTT 플랫폼 지하실이 함께 협력해 마련됐다.
먼저 광주독립영화관에서는 오는 4일 ‘철의 천사’와 ‘승객’을 상영한다.
이번 특별 상영의 출발점인 ‘철의 천사’는 1981년 제작된 브라쉬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1948년 베를린 상공을 떠다니는 서방 비행기의 폭음 아래 갱단 이야기를 다뤘다. 1988년작 ‘승객’은 나치 시대와 홀로코스트의 기억, 전후 독일 사회의 책임 문제를 다룬다. 나치 시절 유대인 강제 수용소 생존자로 미국으로 망명해 영화감독이 된 코르필드가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기억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계속 흔든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영화 상영 뒤에는 김태용 작가와 김형중 문학평론가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어 목포아트시네마에서는 오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대표작 4편을 연달아 선보인다. 초기작 ‘철의 천사’부터 ‘도미노’, ‘메르세데스’, ‘승객’까지 시대와 형식이 다른 작품을 통해 브라쉬가 문학적 감수성과 정치적 현실 인식을 영화 언어로 어떻게 확장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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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뒤 김태용 작가, 라베율이 참여하는 시네토크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브라쉬 영화의 시대적 맥락과 작품 세계, 독일 영화사 안에서의 위치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태용 작가는 소개글에서 “토마스 브라쉬의 글에는 영화적 기법들이, 영화에는 문학적 언어들이 서로 맞물려 있어 영화적 읽기와 문학적 상상의 문이 열린다”며 “21세기의 뿌연 눈을 씻고 들여다보면 모든 게 정치적 사안이고, 정치적 대결이고, 정치적 탈주처럼 보인다. 토마스 브라쉬의 영화와 글을 만나게 될 분들의 반응이 몹시 궁금하다”고 밝혔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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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3 (금) 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