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조달 ‘이중고’…은행 대출도 막혀
검색 입력폼
경제일반

기업 자금조달 ‘이중고’…은행 대출도 막혀

고금리·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출 확대’ 요구 봇물
IPO 추진도 신중…"안정적 조달 기반 대책 마련돼야"



고금리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대출은 높은 이자 부담으로 활용이 제한되고, 회사채와 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 시장도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성장과 경영 안정을 위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비금융업 204개사(상장사·비상장사 각 1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조달 실태와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주가지수 상승 등 금융시장 일부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자금 조달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가장 어려워진 자금조달 수단으로 ‘시중은행 차입’을 꼽은 기업이 4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채 발행(19.6%), 주식 발행(14.2%), 정책금융(11.8%), 지분투자 유치(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 대출뿐 아니라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에서도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 경로를 확대하고 금융권의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자금 조달 애로 요인은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으로 응답률은 48.5%에 달했다. 이어 시장·제도의 변동성 증가(17.2%), 회사채 발행 비용 상승(16.7%), 신주발행 활용 제약(14.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 환경 개선을 위해 은행의 기업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 ‘은행 기업대출 위험가중치 완화를 통한 기업대출 확대’를 꼽은 응답이 52.5%로 가장 높았다.

위험가중치는 은행이 대출 등 자산의 손실 위험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자본 기준으로, 이를 완화하면 은행의 자본 부담이 줄어 기업 대출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

대한상의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대출부터 위험가중치 완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업들은 은행권 지원과 함께 직접금융 시장 활성화도 요구했다.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한 증권사 기업금융 확대’가 23.5%로 뒤를 이었고, 정책금융 저리대출 확대(13.7%), 회사채 시장 인프라 개선(6.9%) 등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증시 상승이 기업들의 실제 자금 조달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주식시장이 경영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응답은 31.4%에 그쳤고,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53.9%로 절반을 넘었다.

주가 상승 이후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도 14.7%에 불과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주식 발행 규모는 2조6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했다.

비상장 기업의 IPO 추진도 신중한 분위기다.

조사 대상 비상장사의 56.9%는 IPO를 여전히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장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상장 후 공시 의무 및 규제 부담 증가’(43.1%)였으며, 엄격한 상장 요건 충족 어려움(36.2%), 경영권 희석 및 주가 관리 부담(31.0%)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IPO 활성화를 위해 상장 후 공시·규제 부담 합리화(43.1%), 기술특례상장 대상 산업 확대(35.3%), 기업가치 평가 기준 다양화(33.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주가지수 상승과 별개로 기업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적 금융 전환이 실제 기업 현장의 자금 조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은행 여신 여력 확대와 발행시장 환경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