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 스크린 역사의 창·갤러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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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광주극장 스크린 역사의 창·갤러리 되다

80년 5월·발칸 전쟁 상흔 등 묵직한 메시지 건네는 작품들
‘슈퍼노바’·‘학교 가는 길’ 등…‘더 파더’ 상영 후 시네마토크

이번 주 광주극장 스크린은 역사를 비추는 창이 됐다가, 유명 미술 작품을 관람하는 갤러리가 되기도 한다. 또 한 폭의 그림 같은 미장센을 선사하고, 발칸 전쟁의 상흔을 담은 실화로 묵직한 메시지도 건넨다.

먼저 80년 5월을 담은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와 ‘아들의 이름으로’ 두 편이 눈길을 끈다.

‘좋은 빛, 좋은 공기’는 1980년 전후, 빛고을 광주와 ‘좋은 공기’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지구 반대편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벌어졌던 군부 독재 시절 폭력의 역사를 다룬다. 두 도시의 놀랄 만큼 닮은 학살의 고통, 아직도 아픈 역사 속 시대를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남편과 자식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광주의 어머니들은 오늘도 그날의 진상을 규명하고, 사라지고 있는 항쟁의 흔적을 복원하라고 투쟁한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국민배우 안성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과 윤유선, 박근형, 이세은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30여 년 전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장편 극 영화 ‘부활의 노래’(1990)로 데뷔한 이정국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다시금 5월의 광주를 그려내며 ‘진정한 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잉글랜드 북부의 황홀한 미장센을 담은 영화 ‘슈퍼노바’도 상영 중이다. 영화는 기억을 잃어가는 ‘터스커’와 마지막 여행을 떠난 ‘샘’의 가장 찬란하게 타오르는 시간을 기록한 드라마다.
‘킹스 스피치’로 ‘제83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콜린 퍼스와 ‘컨스피러시’로 ‘제59회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스탠리 투치의 독보적인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두 배우는 20년간 함께 해온 오랜 연인의 사랑과 삶을 모두 녹여낸 명연기로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또한 감성적인 미장센과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사운드트랙은 주인공들이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따뜻한 순간을 선사한다.

현대미술의 히트작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쿠사마 야오이 무한의 세계’가 19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는 독보적인 작품들로 차별과 편견을 깨고 여성 작가 최초, 최고의 자리에 오른 현대 미술의 살아있는 거장 쿠사마 야요이의 마법 같은 작품 세계를 그렸다. 약 한 세기 동안 거장 쿠사마 야요이가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뛰어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촘촘하게 다루면서도, 그동안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곁들여 러닝타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영화 관람자 선착순 50명에게 ‘쿠사마 야요이 마스터피스 포스터’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20일 개봉하는 ‘쿠오바디스, 아이다’는 발칸반도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995년 세르비아군이 보스니아를 공격하자 UN군 통역관으로 일하던 여성 아이다가 남편과 두 아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드라마를 담고 있다. 발칸 전쟁의 상처로 고통 받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 ‘그르바비차’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의 신작으로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최초 공개된 후 영국아카데미 감독상 부문과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최종 노미네이트 되고 아카데미 직전 진행한 미국독립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을 수상했다.
‘시네마토크’ 소식도 있다. 21일 오후 7시20분 ‘더 파더’ 상영 후에는 신형철 문화평론가와 관객들과 만남의 자리가 마련된다. 이날은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심리 드라마를 보다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4만 관객을 돌파하며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더 파더’는 완벽하다고 믿었던 일상을 보내던 노인 ‘안소니’의 기억에 혼란이 찾아오고, 완전했던 그의 세상을 의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밖에 ‘학교 가는 길’은 장애인 교육권과 관련,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무릎을 꿇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묵묵하게 담았다. 이들은 17년째 전무했던 서울 시내의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 낸 장애인부모연대 학부모들이다.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영화는 차별당하고 배제돼 온 장애인의 교육권에 대한 문제제기는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상영작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광주극장 카페(cafe.naver.com/cinemagwangju)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62-224-5858.
박세라 기자 sera0631@gwangnam.co.kr        박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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