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특집] 2023 중소기업경영인대상 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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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특집] 2023 중소기업경영인대상 휴인㈜

환경오염 억제…친환경 목조 기술로 승부
구조용집성목재 KS인증 특허·실용신안·상표등록 등 48개 획득
CLT 기술 업계서 독보적…압축강도 철 2배·콘크리트 9배 달해
1000도 이상 화재서 2시간 견뎌…난대수종 부가가치화 집중

최규웅 휴인㈜ 대표이사
최미경 휴인㈜ 대표이사
바야흐로 ‘친환경’ 시대다.

환경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건축업계에서도 ‘친환경 바람’은 거세다.

세계적인 ESG 열풍과 함께 환경 부담을 생각하는 ‘착한소비’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면서 이에 발맞춰 건축업계에서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한 추세다.

지난 2010년 설립, 신안군 압해읍에 본사를 둔 휴인㈜(대표이사 최규웅·최미경)은 불에 강한 고강도 친환경 목재를 개발, 건축 자재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방의 중소기업이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는 근원은 꾸준한 R&D를 통해 만들어진 ‘독보적 기술력’이다.

휴인은 설립 이래 2015년 구조용집성목재 KS인증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특허 17개, 실용신안 6개, 디자인특허 24개, 상표등록 1개를 획득했다.

이 가운데 CLT(Cross Laminated Timber·구조용 집성판) 관련 기술은 가히 독보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목재건축업계에서 각광받는 기술인 CLT는 첨단 공학 목재로 길게 자른 나무판을 가로와 세로로 교차해 연이어 붙이는 것으로, 나무의 단점인 휨이나 뒤틀림이 없고 압력에 강한 대형 나무 패널이다.

콘크리트와 벽돌, 철근을 대체하며 전 세계 아파트와 사무실 등 빌딩의 주재료로 쓰인다. 공학적으로 강도 성능이 보증됐을 뿐만 아니라 구조계산이 가능해 대단위 치수와 직선·곡선제조를 할 수 있으며 건물 외부에 노출해 목재의 ‘구조미’를 부각 시킬 수 있다.

더욱이 CLT의 압축강도는 철의 2배, 콘크리트의 9배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가능한 목재의 선순환체계 마련 토론회에서 최규웅 휴인 대표이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또 목재의 교차 층에 합판을 끼워 코어의 단단함을 더하면서 원자재 절감 효과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장에서 프리컷(예비 가공)으로 제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실용성도 챙겼다.

휴인의 기술력은 기존 CLT보다 한 단계 더 앞서 있다.

바로 자체개발한 ‘SPCP(Structural Plywood core Composit Panel·합판코어 구조용 직교 집성판)’가 그것. 지난 2020년 말 산림청으로부터 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한 이 기술력은 CLT 이후 세계 최초로 목재와 보드류(합판)를 교차 적층하는 데 성공했다.

CLT의 강점에 보드류 교차 적층이 가능해지면서 기존보다 가격은 20% 이상 절감되고 성능은 30% 이상 향상됐다.

목재의 취약점인 ‘불’에도 강하다.

1000도 이상의 화재실험에서 2시간 이상 견뎌냈다. 콘크리트와 철 구조물이 700도의 온도에서 녹아내린 것과 대조된다.

이처럼 목재의 강점은 부각시키고, 취약점은 극복한 기술력을 갖추면서 현재 휴인은 업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친환경 소재와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 내에 결과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단층 주택을 기준으로 설계와 제조, 시공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과 비교해 훨씬 빠르다.

이러한 기술력을 토대로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의 산림신품종 재배단지 시범사업에 선정, 경남 하동에 관급 자재(구조용집성재)를 납품하기도 했다.

최규웅 휴인 대표이사가 화순 제조공장에서 전남도의회 의원 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휴인의 연매출은 8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성과를 내며 강소기업으로 우뚝서기까지 최규웅 대표는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 대표는 지난 2010년 목조건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산 목자재 사업을 하고 있었던 최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일본을 방문하게 됐고, 그곳에서 목재건축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그는 “콘크리트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껴 목조건축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사업을 키운다는 게 무모할 수 있지만 한국에 돌아온 뒤 고심 끝에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목조건축을 국내에 적용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당시 국내에서 목조건축에 대한 저변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당시 지방에는 목조건축 관련 기업이 전무했고, 수도권에는 일부가 있었지만 보유한 기술력이 일정수준까지 올라온 단계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최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자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스스로 충남대학교 환경소재공학 박사과정에 입학, 목조건축의 이론을 배우며 내실을 다졌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일본, 미국,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해외 선진국을 견학하며 견문을 넓혔다.

그도 그럴 것이 목조건축의 선진국으로 불리는 영국의 경우 2009년 높이 29m 9층 규모의 나무아파트를 지어 세계적으로 목조건축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세계 최고층 나무 빌딩이 세워지고 있는데 이곳에는 전체의 76%가 나무로 지어졌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은 캠퍼스 내 건물을 목조 건물로 바꾸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활발한 목조건축이 이뤄지는 등 목조건축은 전세계적인 건축 트렌드로 이미 각광받고 있다.

최 대표는 앞으로도 목조건축은 각광받는 신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무는 공기와 흙이 존재하는 한 무한하게 생산될 수 있는 자원으로, 제품으로 가공되고 사용된 후 남은 원자재는 파쇄해 열에너지로 대체하는 등 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어서다. 국내 정책이 나무를 벤 뒤 목제품으로 저장하고, 빈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는 경제림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나무를 심거나 관리하는 인력, 나무를 간벌하거나 이를 가공하는 인력, 만들어진 제품으로 건물을 건축하는 인력 등 고용 효과도 상당하다.

때문에 친환경 효과와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지닌 목자재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건축법이 목조건축을 배려한 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목재를 친환경 건축 확산을 위한 녹색 자재로 인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대한민국 건축법상 다중이용시설에는 표면에 불연재를 사용하게 돼 있는데, 일본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면 목재를 건축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내화인증을 받은 목자재를 이용하면 화재에 취약한 점이 보완될 수 있고, 친환경 자재와 공법을 이용해 건강한 건축물이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목조건축의 자재와 관련, 난대수종 확보가 향후 미래 먹거리를 좌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 목조건축에 주로 쓰이는 나무는 낙엽송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국내에도 아열대 지방에 분포하는 종류인 난대수종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다.

실제 전남도에서는 해남 마산면 일원에 ‘난대수종 연구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규웅 대표는 “앞으로 난대수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지역 건축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좌우할 수 있다”며 “다행히 전라도에 난대수종이 많이 분포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남산림자원연구소와 함께 난대수종 고부가가치화 관련 협의를 적극 진행 중이다”며 “건축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난대수종 확보를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건축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목조건축을 선도해 나가는 게 제일 큰 목표”라며 “우리나라 목재뿐만 아니라 지역산 목재를 이용해 해외 수출까지 이르는 기업을 꿈꾸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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