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전남 뚫렸다"…구제역 확산 비상 - 광남일보
"청정 전남 뚫렸다"…구제역 확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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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전남 뚫렸다"…구제역 확산 비상

영암 첫 발생 이어 무안 한우농장도 확인…5곳으로 늘어
위기단계 심각 격상…사육소 살처분·가축시장 폐쇄 조치
도, 백신 접종 주력…김영록 전남지사 "통제·소독 철저히"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5일 오후 구제역 확산 방지 긴급 방역대책 상황 점검을 위해 영암군 재난상황실을 방문, 방역대책을 청취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영암에 이어 무안지역 한우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4일 전남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이틀만에 2개 시·군 5곳 농장으로 확대되며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는 발생 농가 사육소 전체를 살처분하고 지역 가축시장에 대해 잠정 폐쇄 조치를 내리는 한편 긴급 백신 접종에 나서며 확산 차단에 즉각적으로 착수했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영암군 도포면의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처음 확인된 이후 이날 오전 무안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됐다.

무안 농장주는 자신이 기르는 소에서 침 흘림 등 의심 증상을 확인해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정밀 검사 결과 소 3마리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영암 농장 4곳에 이어 무안까지 국내 구제역 발생 농가가 모두 5곳으로 늘었다.

전남도는 무안 농가에서 사육 중인 소 69마리를 모두 살처분 할 예정이다. 영암군의 경우 4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246마리 가운데 191마리가 살처분됐다. 발생 농장 4곳 중 3곳은 최초 발생 이후 추가 확인 사례여서 구제역 양성으로 확인된 소만 살처분했다.

전남도는 구제역이 확산 추세를 보이자 백신 접종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구제역이 발생한 무안 한우농장에서 3㎞ 이내에 있는 3만3000두의 접종률은 85%인데 모두 백신접중을 마칠 계획이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영암 지역은 농장을 중심으로 3㎞ 방역대에 있는 2만9000두에 대해 접종을 모두 마쳤다.

영암과 나주 등 10㎞ 이내에 있는 위험지역은 40만8000두가 사육 중인데 15일 현재 71%의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남도는 19일까지 7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소, 돼지, 염소, 사슴 등 전체 우제류 115만7000두에 대해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구제역 백신은 4월과 10월 두차례 하는데 접종한 지 5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떨어지는데, 백신 접종 이후 7∼10일 지나면 안정 상태를 보이는 만큼 우선 백신 접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산 우려에 따라 가축 시장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폐쇄 조치를 내렸다.

전남도는 지난 14일 영암서 첫 구제역이 발생하자마자 지역 15개소 가축시장을 잠정 폐쇄 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는 덩치가 커 훨씬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며 “대처 매뉴얼을 잘 숙지해 관리하는 등 비상한 각오로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농장 단위 분뇨·사료 등 축산차량 통제 및 거점 소독시설 통과 여부 확인, 외부인 출입 통제, 소독 철저, 축산인 간 모임 금지를 비롯한 방역·소독 원칙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농가에 알려 잘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역학조사를 신속히 하되, 접촉자와 차량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철저하게 데이터 관리를 하고 살처분 사후 조치도 빈틈없이 잘 이뤄지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까지 ‘심각’ 단계가 발령된 지역은 구제역이 발생한 영암, 무안을 포함해 나주, 화순, 장흥, 강진, 해남, 목포까지 총 10곳이다. 경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거점 소독시설에서 소독을 마친 차량만 농장 출입을 할 수 있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에서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하면서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되는 급성 전염병이다. 전파력이 강해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그동안 전남은 1934년 국내 첫 구제역 발생 이후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아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유지해 왔다. 전국적으로도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만의 발생이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무안=이훈기 기자 leek2123@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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