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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욱 광주변호사회장이 “인권 옹호와 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로서의 사명을 늘 잊지 않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든든한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당선을 축하한다. 20년 만에 경선으로 당선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처음 경선을 치른다고 했을 때 많은 회원들이 갈등과 분열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바람이나 요구사항들이 자연스럽게 표출됨으로써 광주변호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당선 대표 공약으로 인공지능(AI) 법률서비스 교육 확대를 내세웠다.
△인공지능의 등장은 그 어떤 분야보다도 법률 분야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 차원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던 많은 변호사들이 데이터 검색, 서류 초안 작성 능력을 경험해 보고 지금은 실제 사건 처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법률체계에 특화된 유료 인공지능 법률서비스 업체들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변호사들에게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하며, 윤리적·법적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소극적으로 끌려가지 않고 선도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습득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이슈들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AI 법률서비스에 대한 교육 강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청년 변호사 지원 공약은 어떤 취지로 마련됐으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사실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변호사 업계의 현실이 녹록지 않다. 특히 이제 막 법학전문대학원을 수료하고 변호사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청년 변호사들은 홀로서기가 버거운 경우가 많다. 개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변호사회 차원에서 청년변호사들의 지원을 약속했던 것이다.
이에 사무실 마련이 부담스러운 청년 변호사들을 위한 공유 사무실을 설치하겠다. 또 외부 위원 위촉시 일정 수준 이상 청년 변호사 위촉, AI 법률서비스 요금 일부 지원 등의 직접적인 지원책과 함께 변호사회 집행부와의 간담회를 수시로 열어 청년 변호사들의 고충을 듣고 이를 중재, 해결하는 체계를 갖춰나가겠다.
-지역 변호사업계 발전과 변혁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우리 지역만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는데, 변호사업계에는 변호사사무실 직원을 사칭하며 법조 시장을 흐리는 불법 브로커들이 존재한다.
이는 정보의 비대칭에서 출발하는 문제라고 생각해 광주지방변호사회에서는 홈페이지를 이용한 변호사 사무직원 검색 시스템을 구축해 무등록 브로커들의 활동에 제약을 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일반 시민들이 변호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마련해 둔 변호사 검색 시스템 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
아울러 공약으로 내세운 회원들의 복지증진과 권익보호에 힘쓰고자 한다. 소위 전문가의 황금기는 지난 세대에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하고 있다. 변호사로서의 기본 사명은 잊지 않되 직능단체로서 대외적으로 회원들의 권익을 적극 주장하고 수호하며, 내적으로는 회원들의 복지증진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겠다.
-현재 광주·전남 지역민 법률생활의 편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향후 법률 서비스 접근성 향상과 강화를 위해 어떠한 복안을 갖고 있는가.
△소속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유관기관과 협력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마련된 ‘사법접근센터’에서 매주 2회 대면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시청·전남도청 동부청사에서도 매주 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 5개 경찰서에서도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문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겪는 법적 분쟁에 대한 법률지원과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공익보도에 대한 법률자문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을변호사’ 제도로 무변촌 주민들에 대한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노인·북한이탈주민·이주민·고려인 등 법률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위한 법률지원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또 광주시교육청·전남도교육청과 협력해 교육활동 침해·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고문변호사’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자체 ‘법률구조사업’을 통해 경제적 사정이나 공익상 구조가 필요한 경우 변호사를 지정해 소송을 지원하고 있으며,‘민사소액사건 지원변호사 제도’, ‘개인파산·회생 지원변호사 제도’를 통해 최소한의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상시적인 법률지원 활동 외에도 지역에 갑작스러운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지원단(세월호 피해자를 위한 공익법률지원단, 5·18민주화운동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한 법률대응단)을 구성해 법률지원 활동을 펼쳐 왔다.
최근에는 불법적인 계엄선포에 대한 즉각적인 반대성명서를 발표하며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제주항공 참사에 법률지원단을 즉각 구성해 변호사로서 최소한의 사명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지역경제를 위해 중소기업에 법률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적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불의의 분쟁을 막고자 어떠한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 중소기업고문변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력으로 고문변호사를 둘 수 없는 중소기업을 위해 2005년도부터 신한은행과 연계, 해당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등록 중소기업은 매년 연회비 10만원을 납부하면 나머지 고문료는 은행이 일정 금액을 부담하도록 짜여 있다.
등록된 각 중소기업마다 고문변호사를 지정해 기업의 법률분쟁을 사전에 검토·방지하고, 만일 분쟁이 발생했을 시 그 법적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지원을 위한 법률지원단을 재편하고 진상조사와 특별법 제정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운영 방안은.
△2기 법률지원단은 사고원인조사·법률검토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2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됐다. 기본적으로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세부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사고원인조사팀의 경우 항공전문가들과의 세미나 등을 통해 전문지식을 습득할 계획이다. 더불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유가족들이 요구할 수 있는 정보와 그 획득 방법을 모색하고, 유가족들이 조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의문사항을 개진할 수 있도록 조력하겠다.
법률검토팀은 유가족협의회가 고심해야 할 법률문제들에 대해 합리적인 법해석과 방향에 대해 조언드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다만 법률지원단의 성격상 유가족 개별에 대한 법률 지원은 아니고 전체 유가족을 위한 지원에 한정하겠다.
-지역의 법률문화를 선도하고,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
△2017년부터 ‘변호사봉사단’을 구성해 법률상담 등 재능기부 활동 외에도 매월 무료급식, 보훈가족 등 후원 활동, 연탄·김장 나눔 봉사 등 직접 참여하는 봉사활동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변호사회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회원들의 회비 일부를 ‘사회공헌비’로 적립해 도움이 필요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직접 방문하거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으로 매년 5000만원 이상 후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매년 4월25일 ‘법의 날’에는 시민들을 초청해 생활법률강좌와 법률상담 등을 실시하며 시민들의 법에 대한 이해와 준법정신 함양에 노력하고 있다.
-법조 윤리 강화를 위해 지방변호사회도 대한변호사협회처럼 비위 사실에 대한 조사·자료 제출 요구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복안을 들려달라.
△지방변호사회도 비위 사실에 대한 조사·자료 제출 요구 권한을 갖고 있다. 다만, 대한변호사협회의 조사·자료 제출 요구 권한은 법률의 규정에 의한 것으로 지방변호사회의 권한과는 강제력의 정도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변호사 수의 급증 등으로 인해 변호사의 비위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변호사 비위에 대한 전국적으로 통일된 처리의 필요성, 지방변호사회의 현실적 제약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변호사의 비위에 대한 조사와 처리는 대한변협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지역민에게 당부 말씀은.
△최근 지역의 일부 변호사들의 비위 의혹이 제기되는 등 지역민에게 좋지 않은 모습들이 보여져 광주변호사회 회장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잘못이 잘못으로만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밑받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광주변호사회는 이번 제주항공 참사에서 법률지원단을 꾸려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듯이, 인권 옹호와 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로서의 사명을 늘 잊지 않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든든한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항상 관심 어린 애정을 부탁드린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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