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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광남일보 편집국장 |
‘12·3 내란계엄’으로 대통령 윤석열 파면으로 3년 만에 치러진다.
우리는 지도자의 선택으로 한 나라의 국격 상실과 민주주의 후퇴, 국가적 대혼돈을 경험했다. 윤석열 정부 3년 국정 실패는 대한민국에 큰 상처를 남겼다. 정치는 사라지고, 제조업의 경쟁력은 약화됐고, 의료 대란으로 의료현장과 대학에도 큰 혼란을 초래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3일 뜬금없이 비상계엄 선포는 온 나라와 국민들에게 끼친 해악과 고통은 극에 달했다.
결국 대통령 윤석열은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불법 계엄 만행을 일으킨 지 122일에 전원일치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파면했다.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확인하고 대통령직을 박탈해 헌법질서를 회복시켰다. 특히 국민만이 국가의 정치적 지배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하지만 파면된 윤석열은 국민에 대한 사과와 최소한의 책임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로지 싸워서 이기는 것 외에는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내란 우두머리’였다. 기대했던 공정과 정의는 허상이었고, 타협과 배려보다는 독선과 불통이 넘쳐났다. 국격은 추락했고, 대립과 갈등, 분열을 부추기는 정치는 국민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탄핵의 강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은 국민이었다.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피 말리는 4개월 동안 용기와 신념으로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수호했다.
탄핵 반대의 여진도 여전히 남아 있다.
파면된 대통령은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뭐 5년 하나 3년 하나…"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탄핵 과정에서 수많은 정치인과 정부의 경제·군사 분야 엘리트 관료들은 헌법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기회주의적인 행동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른바 ‘대행’들은 법적 절차를 마친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는가 하면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했다.
국민의힘은 1호 당원이자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해 ‘탄핵은 안된다’는 주장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수권정당의 자정 노력이나 혁신은 찾아볼 수 없는 염치 없는 보수 정당이다.
우리는 그동안 초대 이승만부터 13명의 대통령을 경험했다. 분명한 것은 대통령이 국가에 크게 보탬이 되기보다는 국가적인 리스크를 키우는 경우를 여러 번 지켜봤다. 45년 전 전투환 군부 쿠데타, 8년 전 박근혜 국정농단이 그랬다.
과거의 실수와 실패를 반복해서는 미래를 위한 지도자를 뽑을 수 없다.
이번 조기 대선에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이번 대선은 세상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시작이다.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은 국민을 가장 우선하고, 국가를 발전시켜 나갈 사람인지를 냉정하게 평가해 뽑으면 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독주 속에 김두관-김경수 ‘양김’이 도전하는 ‘3파전’을 벌이고 있고, 국민의힘은 김문수, 홍준표, 한동훈, 안철수, 나경원 ,이철우, 유정복, 양향자 후보 등 8명 1차 관문인 ‘4강행 티켓’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선택’도 중요하다.
광주·전남은 그동안 민주주의의 중대한 위기 때마다 ‘시대정신’을 실천해 왔다. 선거 때마다 여야 할 것 없이 ‘호남발전’을 이야기하지만 당선 후에는 지역 발전이나 대형 프로젝트에서 소외를 받아온 게 현실이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정치권을 향해 ‘호남의 요구’를 강력하게 천명할 때다.
광주·전남의 인구는 줄고, 청년들은 떠나면서 지방소멸, 인구소멸에 내몰리고 있다.
‘호남패싱’의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근 광주·전남 출신 장관을 찾아보기 힘들고, 텃밭인 민주당 지도부에도 지역 출신은 거의 없다. 당연히 발언권도 줄어들고, 정책과 예산 반영도 뒷전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산적한 광주·전남의 현안사업 추진이 더딘 편이다.
광주의 AI실증밸리사업은 지난해 예비타당성 면제 신청 이후 감감무소식이고, 전남의 전남 의과대학 설립, 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 사업도 갈 길이 멀다.
다행히도 광주시와 전남도는 발 빠르게 각 정당과 대선 후보자에게 건의할 주요 공약을 마련했다.
광주시는 AI 2단계 사업을 포함한 ‘AI 모델시티-The BRAIN 광주’와 미래 모빌리티 신도시 조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청 설립, 국가 주도 민군통합 서남권 관문공항 조성 등 40개 사업을 제안했다.
전남도는 전남 국립 의과대학 신설과 AI 슈퍼클러스터 조성, 무안공항 활성화,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 조선·해양 AI 초격차 자율제조 특구 조성 등 대선 공약 75건을 발표했다.
이번 조기 대선은 광주·전남이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광주·전남 공약과 비전이 유력 후보의 대선 공약에 반영돼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민주당은 물론 모든 후보들에게 지역 공약이 최종 반영되도록 전략적으로 파고 들어야 광주·전남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광주·전남은 이번에도 ‘전략적 몰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더 이상 소외받지 않고 그에 합당한 ‘몫’을 반드시 챙기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것이 낙후와 지역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최현수기자press2020@gwangnam.co.kr
최현수 기자 press2020@gwangnam.co.kr 최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