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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 |
하얀 이팝 꽃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날 전남대학교 교정을 걸었다. 신록이 물든 교정에 하얀 이팝 꽃이 길 가는 사람을 멈추게 한다.
연휴가 길어진 덕에 거리마다 차량 행렬이 많다. 주말에 간단하게나마 이른 점심을 먹고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찻집을 들렀다.
한적한 찻집에 사람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 소풍을 나온 대가족이 찻집 마당에서 서성거린다.
카페는 노키즈 존(영유아나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이라 어린이가 들어 올 수 없어 마당에서 다른 장소를 물색하는 대가족을 보면서 가정의 달 5월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본다.
마당이 예쁜 카페는 노키즈 존이라 차 한잔을 하면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인간의 이기심과 미안한 마음이 공존하면서 찻집 마당에 핀 물망초 꽃이 싱그럽고 햇살 가득한 공간이 좋다.
가족 간에 공유시간을 통해 삶에 대해서 생각에 잠기는데 찻집 마당에서 중년의 아들과 손을 잡고 나온 어머니가 산책한다.
중년의 아들은 어머니를 잔디밭 안전한 곳에 데려다 놓고 자신이 멀리 떨어진 다음 어머니에게 손짓한다. “엄마 한 걸음만 걸어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엄마는 아들의 손을 잡으려고 무거운 몸을 움직인다.
아들은 걸음을 걷는 어머니를 안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백발의 어머니를 위해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모자의 아름다운 장면을 보면서 갈린스키의 부모 됨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족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가족이 형성된다.
긍정적인 가족의 성장을 위한 갈린스키의 부모발달 단계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자녀의 성장을 위해 부모는 자녀로부터 도전받는 과업의 발달 단계에서 부모 역할 수행은 건강한 가족으로 성장하게 한다.
부모로서 도전받는 과업을 갈린스키는 6단계로 나눴다.
6단계는 이미지 형성단계, 양육의 단계, 권위 형성기, 설명하는 시기, 상호의존기, 떠나보내는 단계로 발달의 기초형성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영향력이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이미지 형성기로서 부모는 결혼부터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부모로서 정체성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는 시기이다.
둘째 양육기는 자녀 출생 후 24개월로 걸음마기 단계다. 걸음마기 단계의 자녀와 적응하는 단계로 애착 형성과 신뢰감이 형성되는 단계이다. 이 시기는 양육에 연습 없이 부모가 되면서 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겪는다.
이에 애착과 기본적 신뢰감이 형성되기 때문에 부모는 관심, 놀이, 자극 등을 통해 자녀의 욕구를 충족을 통해 건강한 성격발달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권위 형성기는 자녀의 만 2~5세 시기로 유아 교육기관에 다니게 됨으로써 지녀가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기본생활습관을 배우는 시기다.
부모는 자녀의 일관된 통제를 통해 스스로 행동에 대한 목표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권위를 형성한다.
이때 부모는 완벽한 부모에 대한 이미지를 버리고 유아가 주도성 대 죄책감을 통해 자신의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양육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가족은 부모에 의해 성장하고 학령기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기가 되면 부모의 돌봄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에 나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
성장하는 단계마다 가족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며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마당에서 어머니와 마주한 아들은 6단계를 지나 부모와 다시 회귀하는 시간이다. 중년의 아들은 노년의 어머니가 걸음마 단계가 다시 됐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지만, 다시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면서 어머니를 바라보는 눈빛이 따스하다.
어릴 적 자신이 어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의 시간을 어머니에게 다시 되돌려 주는 시간인 것이다. 아들과 어머니의 걸음마 연습에 햇살이 따사롭게 비춰 주는 가정의 달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건강한 돌봄과 양육의 과정을 통해 가족은 성장한다.
가정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족의 달 5월을 맞이해 가족을 사랑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가족 강조 기간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의 첫 문장인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대로 불행하다”는 불현 듯 생각나는 명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