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호타이어 화재] "치솟은 검은 연기…빨리 진화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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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 금호타이어 화재] "치솟은 검은 연기…빨리 진화되길"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전국 고성능 화학차·헬기 등 투입
경찰, 일대 도로 통제…공장 외곽 소실·인명피해 3명 속출

소방당국은 전국의 소방 자원을 총동원해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큰 불은 처음입니다. 검은 연기로 온 세상이 어둡습니다.”

17일 평온한 주말 갑작스럽게 발생한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가 10시간 넘게 이어지자 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1분 공장 내 고무 정련 공정에서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졌고, 5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는 오전 7시 28분 대응 1단계, 7시 59분 대응 2단계를 잇달아 발령했다.

하지만 불길이 진정되지 않자 오전 10시께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며 전국의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이는 국내 소방 대응 체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만 발동된다.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고성능 화학차 15대가 속속 집결했다.

대구, 전북, 충남, 전남, 경남에서 도착한 차량들이 진입로를 메웠고 무인파괴방수차 4대와 대용량포방사시스템 2기(4만5000ℓ·3만ℓ)도 투입됐다.

하늘에서는 소방청, 산림청, 군 소속 헬기 총 11대가 연신 물을 뿌리며 진화에 나섰고 총 452명의 소방 인력이 불길과 싸웠다.

현장에 투입된 한 소방대원은 “이 정도 규모의 화재는 보기 드물다”며 “고열과 유독가스 속에서도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무에 불이 붙으면서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무가 불이 잘 꺼지지 않은 재료인데다 대량이 저장돼 최장 7일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오후가 되자 불은 공장 서쪽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구조물이 붕괴되고 타이어와 자재 더미에서 연기는 멈추지 않고 치솟았다.

오후 3시께에는 공장 외곽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실됐고 검은 연기는 하늘을 가리며 도심을 뒤덮었다.

인근 시민들도 참담한 감정을 내비쳤다.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 내부 건물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


송정역 인근을 지나던 박지영씨(42)는 “기차를 기다리다 밖을 봤는데 하늘이 새까매서 놀랐다”며 “살면서 이렇게 큰 검은 연기는 처음 본다”고 우려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총 3명이다. 공장 직원 1명이 대피 도중 다리 골절로 중상을 입었고,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광주시는 오전 10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공무원의 절반 이상을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유독가스 노출 우려가 커지자 광산구 주민들에게 마스크 9000개가 긴급 배포했고, 시민들에게는 외출 자제와 함께 소방용수 확보를 위한 수돗물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경찰은 주변 일대 도로에는 원활한 소방 장비 통행과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양홍민 기자 yhb9792@gwangnam.co.kr        양홍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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