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플랫폼 속 5·18 왜곡…강력 대응해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해외 플랫폼까지 번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18기념재단은 3일 “해외 플랫폼에서 제작된 5·18역사왜곡 온라인 게임의 국내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3월9일 재단 홈페이지 시민제보를 통해 5·18역사왜곡·폄훼로 추정되는 해당 게임을 확인했다.

문제가 된 게임은 미국 밸브 코퍼레이션(Valve Corporation)이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광주 런닝맨’이다.

이는 사용자가 별도로 제작·배포하는 커뮤니티형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User- Generated Content)로 해당 콘텐츠는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게임은 전두환 사진을 걸고 계엄군과 시민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내용으로 역사적 가해자 중심의 왜곡된 시선으로 설계됐다.

특히 ‘광주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계엄군의 폭력은 정당하다는 메시지’, ‘(광주)시민들은 평범한 시민들이 아닌 흉악범·폭력단이다’, ‘시민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폭력을 행사하라’ 등이 소개돼 있다.

또 역사적 사실을 정치적 의도와 역사 왜곡의 맥락 안에서 소비되고 있는 정황을 댓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재단은 이 게임물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롱 등 2차 가해라고 판단했다.

이후 게임물관리위원회에 해당 게임에 대한 조사, 국·내외 유통 금지, 게임 삭제 등을 요청했다.

더불어 해당 게임의 게임 전개(스토리), 역사 왜곡 요소, 특정 지역 시민과 국가폭력 희생자에 대한 조롱과 혐오 표현 등 문제점을 전달했다.

위원회는 이 게임물이 반국가적인 행동을 묘사하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국가의 정체성을 손상시킨다는 재단의 문제 제기에 동의했다.

이에 관련 법에 근거해 지난 3월 말 국내 접속을 막았지만 한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여전히 해당 게임물에 접속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이 해당 게임의 해외 유통 저지와 삭제,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해외 게임사의 선택적 대응과 국내법 적용 등 한계가 드러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해외 콘텐츠의 역사 왜곡 모니터링과 대응시스템 체제 구축, 관련 국제법 적용 등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이달 중 외교부 등에 현황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대응을 요청할 방침이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게임을 통해 5·18민주화운동과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국내 청소년과 외국인에게도 잘못된 역사인식이 주입될 수 있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두환 미화, 1980년 국가폭력을 정당화하는 모든 행위는 5·18민주화운동이 한국 현대사에서 갖는 상징성과 사회적 기억을 훼손하고 헌법적 가치인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게임사와 해당 국가에게 우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대한민국 정부도 응답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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