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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잠 못 드는 밤을 보낸 광주 시민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국민 통합’과 ‘지역균형발전’을 기대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로 지지했던 지역민들은 국민 주권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이 되길 한목소리로 바랐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 인근의 버스정류장.
차분한 출근길 속 직장인들과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평소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민 대다수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안도감과 함께 기대에 부푼 표정이었다.
‘12·3 비상계엄’ 트라우마와 내란 종식을 바라며 6·3대선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선거 관련 소식과 기사를 훑어보며 지인과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등의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새로운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길 기원하고, 무엇보다 당선인의 ‘공약이행’과 갈등·분열의 국면을 넘어선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최정민씨(40)는 “앞선 정권에서 아픔과 고통에 찬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새로운 정부와 대통령이 이들을 아우르는 정치를 펼쳐주길 바란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무겁겠지만 모든 국민이 하나 되는 국민 통합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탄핵 당시 미성년자로 이를 지켜봤고, 올해 2번째 탄핵으로 첫 대통령 선거를 치른 이들의 소회는 남달랐다.
특히 이번 대선을 통해 국민이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
최수진씨(23·여)는 “부모님과 함께 긴장감 속에서 첫 대통령 선거 투표를 했다. 지난 비상계엄을 보며 잘못된 권력이 국민과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유권자로 처음 나선 만큼 소신껏 투표했다. 새로운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국민만 위하는 정치를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피해를 떠올렸던 당사자들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과오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랐다.
또 대선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웠던 오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약속이 지켜지길 원했다.
5·18부상자회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자신에게 부여한 첫 번째 사명은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이다’는 말은 80년 5월의 아픔을 겪은 세대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월 영령의 넋을 달래고 남은 자들을 위해서라도 45년간 묵혀 온 숙원 과제인 오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오전 6시21분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15분 대통령 당선인 결정을 위한 전체 위원 회의를 열어 제21대 대선 개표 결과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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