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고 에어컨 가동?…불경기에 속 타는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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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문 열고 에어컨 가동?…불경기에 속 타는 상인들

광주 최근 5년 단속 ‘0’…산자부 고지 있어야 가능
상인들 "전기료보다 손님 없는게 더 손실" 하소연

15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옷가게가 문을 열어둔 채 영업하고 있다.
광주 지역에 상점가에서 출입문을 열고 냉방기를 가동하는 ‘개문냉방’ 영업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상인들은 전기요금보다 손님이 없는 게 더 손실이라는 입장이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단속에 나설 수도 없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개문냉방이 금지되고 있다.

문을 열고 냉방기기를 가동하다 적발되면 경고하고, 두 번째 적발부터는 5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최근 5년간(2020~2024년) 광주지역에서 적발된 개문냉방 위반 건수는 ‘0건’으로 집계됐다.

전력 소비량이 큰 여름에는 적극적인 단속이 이뤄져야 하지만 산자부가 에너지사용제한 조치를 시행해야 지자체가 단속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광주의 대표적인 상점 밀집 지역인 동구 충장로 옷가게와 카페, 음식점 등 30곳 중 20곳 이상은 개문냉방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일부 매장은 출입문을 열어둔 채 벽돌로 고정하거나, 자동문 열어놓고 전원을 꺼놓은 곳도 있었다.

매장마다 에어컨은 쉬지 않고 돌아갔고 열린 문 사이로 시원한 냉기가 거리까지 새어 나왔다. 일부 행인들은 냉기가 흘러나오는 매장 앞에 멈춰 손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의류 매장을 운영중인 김모씨(36)는 “문을 열어놓아야 길을 지나던 손님들이 들어온다. 더위를 식히러 매장에 들어온 사람들도 물건을 구경하다 구입하기도 한다”며 “전기세가 많이 나오지만 옷 한 벌이라도 더 팔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북구 전남대 후문 상가도 마찬가지였다. 핸드폰 케이스 매장, 음식점, 꽃집 등 대다수 상가가 개문냉방 영업을 하고 있었다.

10년째 꽃집을 운영 중인 박모씨(48·여)는 “가게 앞에 꽃들을 전시해두고 문을 열어놔야 손님들이 들어온다”며 “요즘처럼 더운 날 지나가는 손님이라도 붙잡으려면 문을 닫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오후 3시50분 기준 국내 최대 전력은 90.2GW로, 올해 처음으로 여름철 피크 수요(90GW 이상)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보다 2주가량 빠르다.

또 지난해 8월 한국에너지공단이 모의실험을 한 결과 개문냉방 시 문을 닫고 냉방할 때와 비교해 전기를 66% 더 사용하고, 전기요금은 33%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광주 5개 자치구는 전력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주요 상가에 에너지절약 홍보포스터를 전달하고, 개문냉방 자제 권고 등 다양한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자치구 관계자는 “무더위 속 상인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에너지 부족과 기후위기 등을 고려하면 개문냉방은 최소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홍민 기자 yhb9792@gwangnam.co.kr         양홍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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