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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가차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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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숍이 침체된 충장로 상권에 속속 들어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고객들이 광주 동구 충장로의 ‘브라더 굿즈’에서 캐릭터 굿즈를 보고 있다. |
‘호남 최대 상권’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이곳은 코로나19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간판만 남은 빈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다.
침체의 수렁에 빠진 이 상권에 최근 사람들이 몰리는 ‘핫플’ 매장이 등장했다. 바로 ‘굿즈(Goods)숍’이다. 귀여운 캐릭터 인형, 인기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스티커와 키링, 포토카드가 진열된 매장 앞에는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평일 낮 시간에도 고객들이 북적였다. SNS를 통해 특정 캐릭터 굿즈의 입고 소식을 접하고 일부러 방문하거나 평소 즐겨본 애니메이션 콘텐츠 캐릭터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들어온 경우도 있었다.
굿즈숍 내부는 3000원부터 30만원 이상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들로 가득했다. 이용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를 고르며 “스트레스가 풀린다”, “기념품처럼 간직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굿즈숍 주변에는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 전문숍, 무인 랜덤뽑기 매장인 일명 ‘가챠숍’까지 자리잡고 있었고, 이들 매장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목적형 소비자’들을 노린 듯, 관련 업종들이 굿즈숍 근처로 몰려드는 분위기였다.
경기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며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다양한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무장한 굿즈숍이 침체된 상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한정된 팬층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운영되던 굿즈숍이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아우르는 중대형 매장으로 확장되며 MZ세대 등 두터운 소비층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역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월 개업한 ‘애니플러스 광주 충장로점’을 시작으로 올해 5월 문을 연 ‘브라더 굿즈’까지 ‘덕후 성지’ 서울 홍대에서 유명한 굿즈숍들이 광주에 속속 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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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규모의 굿즈 전문점부터 가챠숍은 충장로 일대에 20여곳이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경기불황 속에서도 매장 수가 계속해 늘고 있는 것은 확실한 수요층과 홍보마케팅 효과 때문이다.
굿즈숍들은 특정 캐릭터 팬덤을 겨냥해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명 캐릭터 굿즈가 입고 될 때마다 소셜미디어에 홍보를 하거나, 할인 이벤트나 피규어같은 상품을 주는 등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낮은 창업 비용도 한 몫 한다.
가챠숍의 경우 무인으로 운영되고 소매업이나 자판기운영업으로 분류되면서 창업비용이 최저 2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상가건물임대차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평균 창업 비용은 9485만원이며, 광주는 8029만원으로 집계됐다.
충장로에서 브라더 굿즈를 운영하는 박병진 대표는 “인기 품목은 들어오면 금방 사라지고 물건 구하기가 힘들어서 못 팔 정도다”며 “특히 여성층에서 굿즈 인기가 높아, 원하는 상품을 사기 위해 일본까지 다녀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제는 일본까지 갈 필요 없다’는 반응도 나올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광주 첨단지구에도 무인 가챠숍을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엄재용 인턴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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