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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산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 ‘하남산단 지하수·토양 오염 용역조사’를 의뢰한 결과 총 171개소 중 TCE(트리클로로에틸렌)는 48곳, PCE(퍼클로로에틸렌)는 31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오염이 확인된 일부 구역에서는 기준치의 466배가 넘는 TCE와 284배 넘는 PCE가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TCE는 금속공업 부품 세정제, 접착제 첨가제, 페인트 제거제, 세정 용제, 농약 등에 쓰인다. PCE는 드라이클리닝이나 금속부품 세정제 등에 들어간다.
해당 물질은 흡착이 적고 불연성 무색 액체의 특성을 가진 유독성 발암물질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고서는 오염된 일부 지하수는 주거지역을 거쳐 풍영정천으로 흐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주거지역에서 사용 중인 지하수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신 용수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거나 오염된 지하수의 흐름을 차단해 추가 오염을 방지하고 오염 정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광산구는 이러한 결과 보고서를 받고서도 2년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박병규 구청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고, 시민에게 사실을 알리는 데도 소홀했다”며 “하남산단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께 걱정을 안겼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수완지구 주거지역 내 수질 기준이 초과된 1곳의 지하수 사용을 중지시켰다”면서 “이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대책으로 전문가, 환경단체 등과 조속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오염 확산을 막고, 정화 대책을 강구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가동할 것을 약속했다.
또 수완지구 전체 지하수에 대한 긴급 수질검사, 2년간 방치한 조사 결과에 대한 감사·책임자 처벌, 원인·처리 과정 투명공개 등 실질적 후속조치도 제시했다.
박병규 구청장은 “모든 질책을 달게 받아 행정의 투명성과 적극성을 높이겠다”면서 “앞으로 투명하고 신속한 환경 행정, 시민 중심의 안전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임정호 기자 ljh441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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