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회화나무 ‘손자 묘목’ 청와대 이식 추진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5·18 회화나무 ‘손자 묘목’ 청와대 이식 추진

‘오월정신’ 계승 의지…국가유산청도 긍정적 반응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회화나무의 청와대 이식이 추진될 전망이다. 사진 왼쪽부터 회화나무 자식나무, 회화나무 어미나무, 사진제공=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회화나무의 청와대 이식이 추진될 전망이다. 사진 왼쪽부터 회화나무 자식나무, 회화나무 어미나무에 대한 설명. 사진제공=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회화나무의 청와대 이식이 추진될 전망이다.

3일 광주시, 동구에 따르면 최근 강기정 시장은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만나 옛 전남도청 앞에 심어진 회화나무 후계목을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질 청와대에 심자고 제안했다.

이는 5·18을 지켜본 회화나무의 후계목을 청와대에 심어 새 정부의 오월정신 계승 의지를 분명히 하자는 취지였다.

회화나무 후계목의 청와대 이식 제안은 5·18과 회화나무의 서사를 교육자료로 펴낸 한 교사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회화나무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행복을 부르는 나무로 알려져 유림 숲과 더불어 옛 광주 고을을 지키는 나무였다.

도시 개발에도 불구하고 광주 근현대사를 지켜본 이 나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운 민주시민들의 항쟁 본부였던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군의 초소 역할을 했다.

2012년 8월 태풍 볼라벤에 의해 뿌리째 뽑혔다가 응급조치를 받고 다시 심어졌으나 2013년 5월 말라죽은 것으로 판정돼 자연 상태로 남아 있다.

안타까운 소식에 한 시민이 지난 2008년 회화나무 밑에 떨어진 씨앗에서 자란 어린 묘목을 가져다 키우던 것을 후계목으로 기증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고사한 나무와 DNA가 일치, 회화나무 후계목으로 인정됐다. 이 후계목은 2014년 옛 전남도청 인근 5·18민주광장 내 작은숲공원에 심어졌다.

최근 5·18기념행사 유공자 표창 수여식에서 해당 교사의 제안을 들은 강 시장이 국가유산청장에 직접 전달했고, 국가유산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임택 동구청장은 SNS를 통해 “오월의 회화나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야 한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증인이자 광주의 아픈 역사와 함께한 회화나무 후계목이 왜 광주를 떠나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1980년 그날, 옛 전남도청 앞 시민군 초소 곁에서 민주주의의 피와 눈물을 지켜본 나무의 유전자를 잇는 존재다”며 “그 의미는 그 뿌리가 닿은 땅, 광주에 있을 때 더욱 빛난다”고 강조했다.

이에 광주시는 옛 전남도청 앞에 자라고 있는 회화나무 후계목이 아닌 가지치기해 자란 ‘손자 묘목’의 청와대 이식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강 시장은 임 구청장의 SNS 게시글에 직접 “자식 나무 (중) 한 그루를 심자는 제안이 아니었나 싶다”는 댓글을 달았다. 임 청장은 “그런 제안이었다면 이해가 된다”고 답했다.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양동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