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이후 ‘지역문학’ 새 길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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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

한강 노벨문학상 이후 ‘지역문학’ 새 길 모색

광주서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의’ 열려
30일 오후 3시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서
‘시와사람’ 등 지역 거점 문예지 7곳 참여
문학강연·‘계간지우수작품상’ 시상식 등

지역 거점 문예지들이 참가해 매년 지역을 순회하며 진행돼온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의’가 올해는 광주 시와사람 주도로 오는 30일 열린다. 사진은 시와사람이 주관한 ‘2011 제13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 모습.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에 영광만을 안겨준 것은 아니고, 그늘이 될만한 사안들을 하나 하나 해결해 갈 때 그 파급효과가 증폭되지 않을까. 딸랑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안도감에 도취한다면 문학의 침체는 불보듯 뻔하다. 단 한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한국문학의 만연한 문제들이 일거에 해소됐고, 전세계문학과 비교했을 때 한국문학의 경쟁력이 문학 전반에 걸쳐 구축됐다는 의미는 아닐 터다. 오히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오랜 고질적 폐단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과 궤를 함께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채 1년이 안됐지만 문학분야 무엇이 나아졌는가를 물으면 딱히 손에 꼽을만한 것들이 그다지 생각나지 않는다. 우선 중앙으로 집중된 문학권력을 분산하는 숙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중앙문학은 수준이 높고, 지방문학은 절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식의 이분법적 접근야말로 건실한 로컬문학을 고사시키는 독버섯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중앙과 지방이 서로 터부시하지 않고 공존해가야 하는 지혜를 모을 때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의’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의’를 광주에서 열기로 해 의미를 더한다. 광주 ‘시와사람’이 지난 2000년과 2011년, 2017년에 연 바 있는 ‘제27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의’는 이 지역에서 역대 네번째로 마련된 자리이며, 오는 30일 오후 3시 라마다플라자충장호텔(광주시 동구 천변우로 369)에서 각 지역 거점 문예지 대표자와 관계자 등이 참여, 진행된다.

2017년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 참가 회원사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이번 편집자회의는 계간 ‘시와사람’ 및 ‘시와사람시학회’의 공동 주관으로 광주의 ‘시와사람’을 비롯해 제주의 ‘다층’, 인천의 ‘리토피아’, 전북의 ‘문예연구’, 서울의 ‘미네르바’, 대전의 ‘시와정신’, 전남의 ‘열린시학’ 등 7개 문예지 발행인·편집자·시인 등 150여명이 함께 한다. ‘다층’에서는 12명, ‘리토피아’에서는 9명, ‘문예연구’에서는 16명, 미네르바에서는 14명, ‘시와정신’에서는 12명, ‘시와사람’에서는 31명이 각각 참여할 예정이다. ‘시와사람’의 명패 아래 참여할 지역 문인으로는 김종 박판석 강대선 조경환 조휘문 고경자 김은아 김효비야 서승현 이경은 전숙 정애경 조세핀 홍영숙씨 등이다.

편집자대회는 이날 오후 2시30분 회원사 접수에 이어 식전행사, 문학강연, 음악공연, ‘계간지우수작품상’ 시상식, 회원사 소개 및 시낭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식전행사로 난타공연이 펼쳐지며, 본행사 첫번째 순서로 문학강연이 마련된다.

강연은 박태일 명예교수(경남대)가 맡는다. 박 명예교수는 ‘광주·전남문학과 장소시’라는 주제로 ‘전남·광주의 잊혀진 시인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그들의 문학적 성과를 살펴본다. 광주문학관을 짓고 그 안에 들어갈 콘텐츠들마저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 박 교수는 몇 년째 ‘시와사람’에 전남·광주의 근현대사에 활동했다가 사라진 문학인들의 삶과 문학을 복원하는데 힘을 써왔다.

잠시 쉬어가는 무대로 테너와 소프라노, 그리고 통기타 가수가 무대에 올라 꾸밀 음악공연이 선보이고, 이날 오후 4시 20분부터는 7개 문예지에 한해동안 발표된 작품 중 우수작품을 뽑아 한명씩 시상하는 ‘제12회 계간문예지우수작품상’ 시상식이 열린다.

2017년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 참가자들.
마지막으로 회원사 소개 및 시낭송이 이뤄지며, 바이올린 연주와 조휘문 시인의 노래 공연이 더해질 저녁만찬으로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다.

강경호 계간 ‘시와사람’ 발행인은 “그간 문학은 으레 서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고, 대부분의 문예지와 문학단체, 작가들 또한 서울이라는 ‘중앙’에 포진해 활동하면서 지방 문학을 서울의 종속적인 개념으로 인식해 왔다”며 “이른바 중앙집권적 체제로 문단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니 지역 작가들은 발표의 지면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러한 문단 구조 속에서도 지역에 새로운 문예지들이 발행되면서부터 발표의 장이 확장됐다. 오히려 지역 문예지들이 매너리즘에 빠진 중앙문예지들보다 참신한 기획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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