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침수 환경과 높은 기온으로 인해 다양한 감염병이 확산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오염된 물과 음식, 모기, 흙 등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도 일본뇌염 경보 발령 등 폭우와 폭염으로 인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예방을 당부하고 나설 정도다. 이에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의 도움을 받아 폭염, 폭우 속에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감염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모기 매개 감염병,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주변 환경 정비
폭우로 생긴 물웅덩이는 모기의 산란 장소가 되어 모기 개체 수를 급증시키고, 이로 인해 일본뇌염, 말라리아 등 모기 매개 감염병의 발생위험이 커진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 빨간 집모기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 두통, 구토, 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말라리아는 주기적인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뇌염 환자의 약 20%가 사망하며 뇌염이 낫는다고 하더라도 후유증을 남긴다.
회복기에 언어 장애, 판단 능력 저하와 같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국외와 국내 모두에서 감염될 수 있다.
국외로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아시아에서 주로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경기도 파주, 연천, 강화, 인천 서구에서 주로 발생, 매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위험지역을 지정, 발표하고 있다.
말라리아 증상으로는 발열과 권태감이 초기에 수일간 지속된다. 초기 진료하지 않았을 경우 황달, 혈액 응고 장애, 신부전, 간부전, 쇼크, 의식장애·섬망·혼수 등의 급성 뇌증이 발생해 위험하다.
여름 휴가 기간 해외여행 시에도 모기를 주의해야 한다.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지카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처음 지카바이러스가 발견된 곳은 아프리카와 우간다지만 현재는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중남미까지 퍼졌다.
주요 증상은 발진이며 관절통과 관절염, 근육통, 비화농성 결막염, 결막충혈을 동반해 주의가 필요하다.
뎅기열도 있다. 해당 질환은 열대숲모기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중남미와 동남아시아를 방문했을 때 주의해야 한다.
5~7일의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뎅기열은 총 4개의 혈청형이 있으며, 재감염 시 다른 혈청형에 감염되면 중증 뎅기열, 뎅기 출혈열, 뎅기쇼크증후군 등으로 진행돼 치사율이 높아진다.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저녁과 새벽 시간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긴 팔과 긴바지를 입어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집 주변의 물웅덩이나 하수구 등을 청소해 모기 서식지를 없애고, 방충망에 틈새가 없는지 확인하며 필요 시 모기장을 설치해야 한다.
△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깨끗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위생 관리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은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특히 집중호우 등으로 침수가 발생하면 감염매개체가 증식하고 위생환경이 취약해진다.
대표적으로 A형간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등이 있다.
이중 A형간염은 제2급 법정 감염병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로 전파되며, 감염 시 발열, 복통 등이 나타난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0일 정도의 잠복기 후에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 일차적인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그 후 일주일 이내에 특징적인 황달 징후가 나타나는데, 검은색의 소변(콜라색 소변), 탈색된 대변 등의 증상과 전신이 가려운 증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보통 황달이 발생하게 되면 이전에 나타났던 전신증상은 사라지게 되며, 황달 증상은 2주 정도 지속된다. 소아에서는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장티푸스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섭취하여 발생하며, 고열, 두통, 복통, 설사 또는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합병증으로 장 출혈이나 장천공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세균성 이질도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되며, 10~100개의 매우 적은 양의 세균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전염성이 매우 높다. 발열, 복통, 점액성 또는 혈액성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장관감염증은 살모넬라균이나 비브리오 패혈증균 등이 원인이 돼 구토, 설사, 복통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만약 설사, 복통, 고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설사가 심할 때는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보충이 필수다.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거나 안전한 생수를 이용하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섭취하며,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손을 자주 씻고, 특히 화장실을 이용 후, 식사 전후, 조리 전후에는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 접촉성 감염병, 피부 노출 최소화하고 상처 관리
침수된 지역에서 작업하거나 오염된 물과 흙에 상처가 노출될 경우 렙토스피라증, 파상풍 등에 감염될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흙, 동물 소변을 통해 감염된다.
오염된 물에 접촉할 경우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1~2주의 잠복기를 지나 급작스러운 두통, 근육통, 오한, 발열이 동반된다. 심하면 신부전이나 폐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파상풍은 상처 부위를 통해 파상풍균이 침입해 발생하며, 근육의 경련성 마비와 통증을 동반한 근육수축을 일으킨다.
침수 환경에 노출된 후 발열, 근육통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침수 지역에서 작업할 때는 방수 장갑, 장화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몸에 상처가 있다면 방수 밴드를 붙여 오염을 막고, 작업 후에는 상처 부위를 소독해야 한다. 과거에 파상풍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0년마다 예방접종을 해주는 것이 좋다.
김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원장은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날씨는 오염된 지하수나 식재료, 모기나 파리와 같은 해충의 개체 수 증가로 인해 다양한 감염병의 발생과 확산이 쉬워진다”며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 노인, 기저질환자의 경우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감염병의 구체적인 증상과 예방수칙을 잘 숙지하고,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감별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이산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