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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올해 ‘생활 속 AI 실증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도시 전역을 혁신기술의 시험무대로 바꾸고 있다. 공공청사와 공원 등 3300여개의 실증자원을 개방해 창업기업과 기술보유 기업이 실제 환경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시험하도록 지원한다. ‘창업기업 제품 실증지원사업’에는 45개사, ‘AI 실증’ 부문에는 4개사가 선정됐으며, 모두 22개 기업이 시민과 만나는 현장 실증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다. AI는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도구로 자리 잡았다. 광주시는 연간 35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하며 ‘AI 실증도시’ 브랜드를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맞춤형 스킨케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창업진흥센터 입주기업인 닥터케이헬스케어㈜는 시청 1층 ‘AI 실증 체험존’에서 AI 기반 피부 진단 서비스를 실증 중이다. 시민이 피부를 측정하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화장품과 관리법을 제안한다. 축적된 피부 데이터는 지역 화장품 산업의 고도화에도 기여하며, 기술이 산업으로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무인 AI 상담실’도 눈길을 끈다. ㈜헬프티쳐가 개발한 이 상담실은 거대언어모델(LLM)과 다중 감정분석 기술을 결합해 음성·표정·텍스트를 동시에 인식하고, GPT 계열 모델이 공감형 대화를 제공한다. 광주시청과 광주과학관, 유스퀘어 등으로 확대 설치될 예정이며, ‘AI가 시민의 마음을 읽는 시대’를 예고한다.
AI는 안전 분야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동구 금남로 창업캠프 입주기업 에이치인텔리젼스㈜는 ‘사각지대 스마트 아이’ 시스템을 북구 서림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실증 중이다. AI 감지센서와 LED 패널이 교통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지·경고하며 어린이 보행 안전을 강화한다. 광산구 쌍암공원 인근 자전거도로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협력한 ‘AI 안전관리시스템’이 설치돼,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이동 패턴을 예측해 바닥 LED로 위험을 알린다. 기술이 사람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셈이다.
광주는 이제 AI를 먼 미래 기술이 아닌,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생활기술로 구현하고 있다. ‘AI 생활도시’로 진화하는 광주가 지방도시 혁신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