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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아름 ㈜현진기업 대표이사 |
하지만 오염이 쌓이면 폐기하고 새 자재로 교체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현진기업(대표 임아름)은 이 오래된 공식을 뒤집었다. 버리는 대신 되살리는 기술, 바로 ‘광촉매수산기 여과재료 재생시스템’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현진기업의 뿌리는 1983년 설립된 소규모 수처리업에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수도 보급률이 낮아 마을상수도 보급사업이 전국적으로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진기업은 농어촌 급수시설 설계·시공을 맡으며 물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깨끗한 물, 안전한 물’이라는 초심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사의 정체성으로 남았다. 이후 정수장·하수처리장 설비공사, 빗물 침투여과시설, 관세척 시스템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현재는 전국 주요 정수장 공사 실적과 특허 기술을 보유한 수처리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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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기업 전경 |
이때 발생하는 라디컬은 수명이 짧고 잔류성이 없어, 정수 과정에 부작용을 남기지 않는다.
대개 여과재는 10~15년 사용 후 전면 교체되기 일쑤다.
그러나 이 기술을 적용하면 세척·선별 과정을 통해 80% 이상을 재활용할 수 있다.
전면 교체 대비 예산은 약 60% 절감, 공사 기간은 절반 이하로 단축된다. 활성탄과 안트라사이트 역시 같은 공법으로 재이용이 가능한데 단가 기준으로 70%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
현진기업은 여과재 재생 작업을 ‘굴상-세척-선별-살균-재투입’의 표준 공정으로 정립했다.
굴상은 기존에 사용됐던 여재들을 배출하는 작업이다. 여과재를 굴상할 때 입도 손상을 최소화하고, 세척 과정에서는 라디컬 세정수를 순환시켜 세척수를 재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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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척선별 작업 |
덕분에 작업시간과 오염물 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체계적 시스템 덕분에 전국 20여개 정수장에서 실증·개선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현진기업의 상시근로자는 20여명 규모이며, 상당수가 기술직·엔지니어다. 현장 중심의 실무형 연구조직을 운영하며 매년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R&D(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직원 간 유기적인 협업문화가 강해 기술 개선 아이디어의 상당 부분이 직원 제안에서 나온다.
또 본사와 공장은 수처리 기술연구실·실증장비동으로 분리, 실제 오염수 환경을 재현한 테스트베드를 통해 신기술을 검증한다.
회사 내부에 구축한 ‘기술DB 시스템’에는 40년간의 시공·설비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이는 공공기관·지자체 발주사업 입찰 시 신뢰 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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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덕남정수장 개량공사 |
현진기업의 여과재 재생 시스템은 바로 이 틈새를 메웠다. 자원 절약과 비용 절감, 환경 보호라는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시키며 정수장 개보수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기술은 ESG 경영 확산에도 부합한다. 정수장 여과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래 폐기물은 전국적으로 적지 않다.
정수장 한 곳당 수천t 규모의 여과재가 폐기되기 때문에 이를 세척·재생 방식으로 전환하면 전체 폐기물 발생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과재 재활용만으로도 자원 절약 효과가 뚜렷하며 약품 사용량 감소와 탄소배출 절감 효과까지 더해지면 정수장 운영의 패러다임은 ‘소비형’에서 ‘순환형’으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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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흥 도화정수장 여재 교체 공사 |
2024년부터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맞춤형 소형 정수시스템’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열악한 수질 환경과 전력 제약 조건을 고려해 소형 광촉매수산기 시스템을 현지 사정에 맞게 모듈화했다. 한국형 정수 솔루션으로 인정받으면 ODA(공적개발원조) 기반 수처리 협력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크다.
현진기업은 최근 광촉매 기술을 공기정화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CO₂ 저감형 나노 촉매 필터를 활용한 대형 공기청정기와 창문 개폐 연동 자동환기 시스템을 개발해 조달청 등록을 추진 중이다. 학교·관공서·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실증테스트를 거치고 있으며 ‘깨끗한 물에서 깨끗한 공기로’라는 기술 철학을 실현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함께 지역사회 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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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덕남정수장 개량공사 중 상하수도설비공사 모습 |
아울러 수처리 폐기물의 친환경 처리, 재활용 모래의 건설재 전환 등 자원순환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임아름 현진기업 대표는 “정수장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공공 인프라”라며 “우리가 만드는 기술은 새로운 설비가 아니라 ‘기존 자원의 생명연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학약품이 아닌 물의 힘으로 정수 효율을 높이는 기술, 그리고 환경을 덜 해치는 기술이야말로 진짜 혁신”이라며 “현진기업은 물과 공기를 정화하는 기술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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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시스템 모형 |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5.12.26 (금) 2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