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미래를 여는 기업]홍기술 ㈜에스엠뿌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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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을키우자

[기술로 미래를 여는 기업]홍기술 ㈜에스엠뿌레 대표

설계·제조 100% 국산화 실현…K-방역 ‘선봉’
초미립자·전하분사 등 독자적 기술 살균력 향상
‘뿌레 LTE’·‘굿포그’ 등 해외 80개국 시장 진출
현장 즉시대응 A/S 시스템 구축 고객 신뢰 확보

홍기술 ㈜에스엠뿌레 대표
감염병이 일상화된 시대다. 방역은 더 이상 일시적인 대응이 아닌, 인간의 안전을 지키는 기술이자 사회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에스엠뿌레(대표 홍기술)는 이 변화를 가장 먼저 기술로 체계화한 기업이자 국산 방역장비 산업의 표준을 세운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유선형부터 무선형, 차량형까지 모든 방역장비를 자체 기술로 설계·제조하며 국산화율 100%를 실현했다.

현재는 해외 8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기술로 생명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이름 그대로 K-방역의 기술 경쟁력을 세계에 입증하고 있다.

에스엠뿌레의 시작은 1990년대 초 해외 고압세척기 수입업이었다.

하지만 외산 장비의 잦은 고장과 서비스 한계에 봉착해 자체 기술개발에 나섰고 결국 제조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홍기술 ㈜에스엠뿌레 대표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 모터 구동식 분무기였으나 공기역학 원리를 응용한 초미립자 분사기술을 개발하며 독자적인 기술 기반을 다졌다.

그 결과,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국내외 방역장비 시장에서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두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에스엠뿌레의 기술력은 ‘초미립자 분사’와 ‘전하 분사’다.

공기의 흐름으로 물 분자를 나노 수준까지 쪼개 분사하는 벤추리(Venturi) 공법을 적용했는데, 기존 펌프식 분사기의 입자보다 10배 이상 미세한 살포를 구현했다. 공기 흐름을 이용하기 때문에 약제가 뭉치거나 표면에 고이지 않고 공간 전체에 균일하게 확산된다. ‘초미립자 분사’ 기술 개발에는 홍기술 대표의 아이디어가 뒷받침 됐는데 바로 진공청소기의 배기 원리를 역이용한 것이다. 공기의 미세 진동이 입자 응집을 방지해 확산력과 균질도를 동시에 확보했다.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한 홍기술 ㈜에스엠뿌레 대표
이 기술은 1990년대 국내 방역기 시장에서는 낯선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채택되는 표준 공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전하 분사’도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술력이다. 이는 분사되는 약제 입자에 7000볼트의 전하를 부여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 전하가 공기 중에서 음전하를 띤 표면에 부착되며 벽면·천장·곡면 등 사각지대까지 고르게 살포된다.

같은 면적에 약제 사용량은 30% 줄이면서 살균 효과는 오히려 향상됐다. 전하 분사는 약제의 손실을 줄이고 작업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인체와 환경에 안전한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기술력은 실제 현장에서 성능으로 입증됐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공공기관, 학교, 군부대 등 전국 주요 방역 현장에서 ‘뿌레 LTE’와 ‘굿포그’ 시리즈가 대량 투입됐다. 국내 조달청 등록 제품 중 유일하게 100% 국산 기술로 제작된 장비였다.

공공조달을 통한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며 지자체와 보건소의 표준 장비로 자리 잡았고 대유행 이후에도 꾸준히 납품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 가운데 손꼽히는 제품은 ‘뿌레 LTE’로, 1200W 고성능 모터를 장착한 유선형 분무기다. 10~50㎛ 크기의 미세 입자를 균일하게 분사하고 라인필터와 원터치 약제통 탈부착 구조로 세척과 관리가 쉽다. 3.3㎏의 경량 설계와 저소음 구동으로 장시간 작업 환경에서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한다.

에어포그
이 외에 무선 제품군인 ‘굿포그’, ‘탑건’, ‘와이드건’, ‘업건’ 시리즈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고압 시스템을 탑재해 휴대성과 출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차량형 장비 ‘에어포그 10’은 14마력 엔진과 18개의 분사노즐을 장착, 대규모 시설을 단시간 내 방역할 수 있는 고출력 모델이다. 100m 무선 리모컨, 외부 연료 주입구, 자동압력조절 장치 등 현장 효율을 극대화하는 설계가 적용됐다.

최근에는 착용형 분사기와 무인 방제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 중이다.

AI 제어와 센서 기술을 접목해 실내 공기질·온습도·입자 농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자동으로 분사 각도와 약제량을 조절하는 제품이다. 이는 방역 작업의 인력 의존도를 줄이고 스마트 환경 위생 관리체계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향후 농업·식품·의료·환경 위생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회사의 경쟁력은 기술뿐 아니라 시장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수출 국가는 미국·유럽·중동·동남아 등 80여개국에 이른다.

뿌레LTE
중동 지역에서는 차량형 ‘에어포그’ 시리즈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해 도심 방역장비로 채택됐고 미국과 뉴질랜드에서는 농업·식품 위생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 방역장비 인증을 통과해 조달 시스템에 등록된 상태다.

특히 미국 위생장비 유통사와는 공동 라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기후와 전력규격에 맞춘 모듈형 수출 패키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 하나를 현지 여건에 맞게 세분화해 설계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유지보수와 호환성 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에스엠뿌레는 현재 CE(유럽), FDA(미국), ISO9001, KC 등 국제 품질 인증을 다수 확보했다.

제품 성능 못지않게 사후관리에서도 차별화를 이뤘다.

㈜에스엠뿌레의 제품 라인업
고객 불만이 접수되면 즉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능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모든 생산인력이 제품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어 수리나 점검이 빠르게 이뤄진다. ‘만든 사람이 직접 고쳐야 한다’는 홍 대표의 원칙 아래 부품 호환성과 수리 효율을 극대화했고 접수된 A/S는 대부분 당일 처리를 목표로 한다.

홍기술 ㈜에스엠뿌레 대표는 “방역기술은 더 이상 위생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의 가치다”며 “기술로 안전을 지키는 일이 곧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품질 신뢰로 K-방역의 기준을 세워가겠다”고 덧붙였다.

㈜에스엠뿌레 전경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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