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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은 수술·조영제·패혈증 등으로 신장 손상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는 획기적 성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남대학교는 28일 “의과대학 김수완 교수팀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과 이재영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급성 신장손상이 만성신부전으로 악화되는 과정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급성신부전(AKI)이 만성신부전(CKD)으로 진행되는 병리적 과정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장 손상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급성신부전은 혈류 차단, 패혈증, 독성물질 등 다양한 원인으로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이다. 일단 회복된 뒤에도 많은 환자들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되는 ‘신손상-만성 콩팥병 전이(AKI-to-CKD transition)’ 현상을 겪는다.
이 과정에는 신장 조직 내 과도한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생성이 관여해 세포 손상→염증→섬유화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만성신부전으로 악화하면 결국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이를 막을 뚜렷한 치료법은 없었다.
또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손상 부위에만 작용하는 치료제가 부족해, 표적형·반응형 나노의약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장 손상 부위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면서 손상 부위에만 항섬유화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래핀 기반 지능형 나노의약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환원 그래핀(Reduced Graphene)에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HA)을 결합해 손상된 신장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비타민 D 유도체 계열의 항섬유화 약물인 ‘파리칼시톨(paricalcitol)’을 탑재해 손상 부위의 산화 환경에서만 약물이 방출되도록 했다.
이렇게 항섬유화 약물(P)·히알루론산(HA)·환원 그래핀(rGO)을 결합해 제작한 ‘P/HA/rGO 나노의약’은 활성산소가 많은 병변 부위에서만 약물이 방출되는 ‘활성산소 반응형 약물 방출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정상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신장 손상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히알루론산 결합 덕분에 체내 안정성과 혈중 체류 시간이 크게 향상돼 지속적이고 정밀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GIST 신소재공학과 이재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활성산소 환경에 반응하면서 손상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지능형 나노의약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향후 임상 단계에서 신부전뿐 아니라 당뇨성 신증 등 다양한 신장 질환 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대 의과대학 김수완 교수는 “신장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산화 스트레스)과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IST 신소재공학과 이재영 교수와 전남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김수완 교수가 지도하고 GIST 신소재공학과 이승준·김정현·박세현 연구원과 전남대 서상헌 연구원, 마성권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 사업, 중견연구과제, 중견후속연구과제 및 GIST-전남대병원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ranostics’에 지난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한 기술이전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hgmoon@gist.ac.kr)를 통해 진행할 전망이다.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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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8 (화) 18: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