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심도시 광주 5년…기업·인프라·인재 ‘결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미래컨퍼런스’에 참석해 ‘대한민국 AI 3강 AI 실증도시 광주’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국가 NPU 컴퓨팅센터 설립을 제안하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 5년간 추진해 온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 프로젝트’가 뚜렷한 성과를 내며 지역 산업 구조를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 유치와 핵심 인프라 조성, 인재 양성에 이르는 전방위 지원체계가 고도화되면서 광주형 AI 생태계가 단순한 비전을 넘어 실질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광주 인공지능 기업들의 기술력은 세계 무대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6’에서 광주 지역 7개 기업이 최고혁신상 1건을 포함해 7건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최근 4년 동안 광주 기업들이 거둔 CES 혁신상은 총 24개로, 같은 기간 최고혁신상 2개를 포함한다. 특히 ㈜엘비에스테크는 차량과 보행로를 연결하는 AI 솔루션으로 최고혁신상에 이름을 올렸고, 이노디테크㈜, ㈜고스트패스, ㈜인디제이, ㈜올더타임, 마인스페이스㈜, ㈜딥센트 등도 다양한 생활·안전·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기업 유치와 이전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광주시는 지금까지 349개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160여개 기업이 실제로 광주에 본사나 지사를 이전하거나 신규 설립했다. 신규 기업 정착을 위해 AI기업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창업 공간 제공, 기술 지원, 실증 프로그램, 코디네이팅 등 성장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인재 양성도 기업 수요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는 실무형 AI 특화인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으며, 지역 대학의 AI융합대학과 AI대학원은 학·석·박사급 고급인재 양성을 담당하고 있다. 전남대 반도체특성화대학은 25개 팹리스 기업과 협력해 반도체 전문 인력을 키우며 산업계와의 연계도 강화했다. 기업과 교육기관 간 협업 구조가 촘촘해지면서 기술력과 실무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재가 공급되고, 이는 곧 지역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의 AI 생태계는 기업 간 협력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광주시는 기업들의 기술·데이터 공유와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지원하는 산업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협업 생태계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국산 AI반도체(NPU)를 활용한 공동 기술 고도화 프로젝트가 활발하다. 이노디테크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과 협력해 치과 투명교정 솔루션의 AI 분석 성능을 높이고 있으며, 인트플로우는 딥엑스 NPU 기반 AI 카메라를 활용해 전국 70여 개 축사에서 가축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축산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러한 공동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속 지원하며 기업 간 동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1단계 AI집적단지 조성을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 5년간 6000억원을 투입하는 ‘AX(AI Transformation) 실증밸리’ 사업에 착수한다. 모빌리티·에너지 등 지역 전략산업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AI 기술 실증·사업화·상용화를 지원하는 AI이노스페이스 구축, AI융복합기업 1000개 집적, 6000명 이상 고용 창출도 추진된다.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면서 사업 추진 속도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 전략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광주시는 국가NPU(신경망처리장치) 컴퓨팅센터를 비롯해 AI규제프리 실증도시 조성, 국가AI연구소 유치 등에 나서며 AI반도체 기반의 국가 핵심거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PU는 AI 추론 단계에서 GPU 대비 최대 100배 효율을 보이는 차세대 반도체로, 광주는 이를 중심으로 AI반도체 생태계와 대규모 컴퓨팅 기반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광주의 AI 도시 도약은 선언을 넘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AX 실증밸리, NPU 데이터센터, 국가AI연구소 유치 등 전략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광주는 기술 실증의 시험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한 기술 출발점이자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조 광주시 인공지능산업실장은 “광주의 AI산업은 이제 비전 단계에서 기업의 성장과 고용 창출이 뚜렷해지는 실질적 성장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기업 맞춤형 지원체계와 첨단 기반시설을 결합해 광주를 대한민국 AI산업의 거점이자 세계적인 기술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