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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이자 식민지역사박물관 명예관장인 심정섭씨가 30일 친일 유림단체 ‘대성문학원’의 도유사이자 대한제국 육군 보병 참위(소위) 정인찬의 저서 ‘해동윤강록’을 공개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30일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이자 식민지역사박물관 명예관장인 심정섭 사백(82·광주 북구)은 친일 유림단체 ‘대성문학원’의 도유사이자 대한제국 육군 보병 참위(소위) 정인찬의 저서 ‘해동윤강록’을 공개했다.
크기는 가로 18㎝, 세로 29㎝이고, 한장본(한문으로 기록된 옛 서적)으로 분량은 81쪽이다. 해동윤강록은 ‘삼강오륜(三綱五倫·유교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 인간 관계)에 특출한 업적을 남긴 사실을 기록한 책’이다.
실제로 ‘해동윤강록’은 △충의유현편(54명) △효행편(366명)△효열부편(374명)△유현편(16명)△유림편(425명) 등으로 구성됐는데, 총 수록된 인원은 1235명에 달한다.
충의유연편에는 고려의 충신(고려3은)이자 대유학자인 이색, 정몽주, 길재가 나온다. 육진을 개척한 김종서, 성삼문 등 사육신과 김시습 등 생육신이 등재됐다.
임진왜란 구국 영웅인 이순신과 권율, 의병장 김천일, 조헌을 비롯해 병자호란 때 조선의 기개를 드높인 3학자 홍익한, 윤집, 오달제도 포함됐다.
효행에 등재된 효자 중에는 고려 충신 신승겸, 정몽주, 의병장 고경명, 조선조의 청백리 박수량의 후손이 등장한다.
효열편에는 효부와 열부의 사적이 등재됐다. 아버지가 병으로 위독하자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 구어 드리고, 손가락을 잘라 피를 먹인 효열부 천안전씨가 소개됐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해동윤강록의 축간, 서문, 발문에는 반민족 행위에 앞장선 친일파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해동윤강록 발기인에 등재된 친일 인사는 228명에 달했다.
축간 휘호는 판서 윤용구와 합방 후 경학원 대제학 정만조가 쓰고, 서문은 저자 정인찬과 발문은 진사 유진만이 썼다.
발기인을 확인한 결과 판서 민경호, 판서 김종한, 판서 박기영, 판서 민병한, 판서 이재헌, 참판 윤영구, 찬판 이범석 등 대한제국 고관대작이 즐비했다.
이중 김종한, 박기양은 일제로부터 남작을 받았고, 윤영구는 조선사편수회 위원이다. 이들 모두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대동문학원 원장 판서 민병한은 1907년 조직된 친일유림단체 대동학회와 1909년 조직된 공자교회의 발기인이다. 대동문학원 부원장 승지 이범석은 1910년 3월 일진회의 합방청원서에 동조해 결성된 국민협성동지회의 간부이다.
대동문학원의 고문은 총 3명으로 확인된다. 이중 이재현은 홍문관 교리로, 동학괴수 섬멸 상소를 올린 뒤 판서를 역임했다. 송영대는 참판을 역임하고 친일유림단체인 조선유교회와 대동학회의 간부를 지냈다. 이들은 친일유림으로 ‘해동윤강록’의 간행 발기인이다. 친일에 앞장섰던 유림층들이 조직적 ‘자기세탁’ 행위를 벌인 사실이 문서로 증명된 것이다.
애국지사 후손들에게 해동윤강록을 쌀1가마니에 강매한 정황도 파악됐다.
심정섭 명예관장은 “삼강오륜을 위배한 강상죄인(綱常罪人)인 친일 유림들이 충과 효, 열을 논하는 모습이 가소롭다”면서 “일제강점기는 물론 광복 이후까지 친일 유림들과 그 후손까지 지위가 높은 벼슬자리를 꿰찼고, 금수강산을 호령했다”고 질타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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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8 (금) 18: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