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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세황 작‘노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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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용신 작 ‘기우만 초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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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영지 초안’과 ‘환영지 목판’ |
호남을 거점으로 한국학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연구와 콘텐츠 생산을 활성화 하기 위해 출범한 한국학호남진흥원이 개원 8년 만에 자료 10만점을 수집했다. 국내 국학진흥기관 중 유일하게 독립청사와 전문 수장고 시설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
한국학호남진흥원(원장 홍영기)은 4일 한국학 자료 수집 10만점 달성을 알리는 간담회를 갖고 개원 8년 만에 전국 국학진흥기관 가운데 두번째 규모의 소장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누적 수집 자료는 올해 멸실·훼손 위기에 놓인 한국학 자료 1만4455점을 추가 확보해 10만1696점(11월30일 기준)이다.
전국 국학진흥기관 소장 규모를 보면 한국국학진흥원 68만여점, 한국학호남진흥원 10만1600여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4만9000여점, 율곡국학진흥원 2만9000여점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비교적 짧은 기간 한국학 원본 자료를 대규모로 확보해 호남지역 인문, 사회, 역사, 예술 등 여러 분야 연구의 핵심 거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확보한 자료는 호남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자료들이 다량 포함됐다. 1434년 발급한 무과 합격증서인 ‘김수연 왕지’, 고봉 기대승과 퇴계 이황의 왕복 편지 및 한시를 모은 ‘양선생문답첩’, 1600년 경 수은 강항이 기록한 포로 일기 ‘간양록’ 등이다. 불교 자료로는 1389년 무학대사가 간행한 불경사전인 ‘장승법수’와 1452년 간행돼 현재까지 같은 판본이 발견되지 않은 유일본인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 등이 있다.
호남의 생활문화와 학문 풍토를 조명할 수 있는 자료 역시 풍성하다. 1756년 나주 풍산홍씨 문중 홍수원의 아내 진원오씨와 며느리 진주정씨가 작성한 한글 조리서 ‘음식보’는 전라도식 식재료와 조리법을 가장 오래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호남 의병장 박광전이 스승인 퇴계 이황으로부터 직접 받은 ‘주자서절요’, 호남 실학자 존재 위백규가 제작한 ‘환영지 목판’은 독도가 표기된 천하도를 수록, 당시 정조에 진상됐던 자료로 남아 있는 목판과 초안은 희귀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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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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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자서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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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연 왕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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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영기 한국학호남진흥원 원장 |
진흥원은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호남 한국학 연구,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인문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 지역 기반 인문학 생태계를 조성하고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홍영기 원장은 “진흥원은 호남지역 한국학 자료를 수집, 연구, 활용해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중추 기관”이라며 “이를 위해 민간기록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존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독립 청사와 전문 수장고 확보로 호남지역 한국학 연구의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장은 이어 “DB구축과 PDF 파일 등을 누리집에 탑재해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앞으로 AI를 활용해 시도민이 쉽게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도록 디지털 활용을 모색 중이다”면서 “보성 죽곡정사에 소장된 강세황의 ‘노매도’와 석지 채용신이 한말 호남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기우만을 그린 ‘기우만 초상화’처럼 고문헌뿐만 아니라 예향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시서화 등 수집, 아파트 문화로 인해 멸실 위기에 놓인 근현대 사진 자료 수집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5.12.04 (목) 16: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