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재?…‘화정 아이파크 참사’ 반복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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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또 인재?…‘화정 아이파크 참사’ 반복되면 안돼"

광주 치평동 대표도서관 공사 콘크리트 붕괴사고
"전쟁 나는 줄"…동료 작업자·주민들 ‘가슴 철렁’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투입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쟁이 나는 줄 알았어요. 놀라서 동료들과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 근로자들과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3년여 전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겪었던 만큼 대형 인명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11일 치평동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한창 공사가 이뤄져야 할 이곳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사고가 발생해 모든 공정이 중단된 상태였다.

공사장 입구에는 수십여 대의 소방 구조 차량 등이 줄지어 사고 현장으로 투입됐고, 구급 차량이 수시로 사고 현장을 오갔다.

높이 15m, 폭 20m, 길이 48m에 이르는 구조물은 포탄을 맞은 듯 내려앉은 상태였다.

지하 2층 높이까지 무너져 내린 구조물은 콘크리트와 철근 등이 뒤엉켜 있었고, 구조대원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매몰자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고 직후 매몰자 4명 중 1명이 콘크리트 먼지에 뒤덮인 상태로 당국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50대 근로자 A씨는 “쿵 하는 소리에 전쟁이 나는 줄 알았다”고 상황을 설명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는 콘크리트 더미가 무너져 내린 현장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지하 2층에서 외벽 방수 작업을 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인근 광주공항에서 이착륙하는 전투기 소리가 자주 들렸던 터라 붕괴 소리를 단순 전투기 소음으로만 여겼다.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투입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먼지가 일고 땅이 흔들리는 모습에 놀라 황급히 동료들과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하마터면 나도 사고가 날 뻔했다. 구조물이 무너졌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매몰자들이 한시라도 빨리 구조돼야 할 텐데 걱정이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건축물 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40대 근로자 B씨는 콘크리트 붕괴 굉음에 화들짝 놀라 공사현장으로 뛰어갔다.

3년 전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참사 당시 직장 동료를 잃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B씨는 “너무 놀랐다. 인근 건물 내부 도장 작업 중이었는데 차량 추돌사고가 크게 난 줄 알았다. 그런데 공사장에서 난 소리인 것을 인지하고 놀란 마음에 뛰어갔다”며 “아이파크 참사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8분 서구 치평동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현장에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도서관 공사현장 옥상층 레미콘 타설 중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사고로 공사에 투입됐던 인원 97명 중 4명이 매몰됐다.

오후 7시 기준, 소방당국이 매몰자 중 옥상층에 작업하고 있던 미장공 A씨(47)를 구조,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 나머지 3명 중 1명은 매몰 위치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명의 위치는 미확인 상태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를 구조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 전원을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특수구조대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광주 대표도서관은 광주시가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516억원(국비 157억원·시비 359억원)을 들여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1만1286㎡,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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