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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현진 대주교 |
옥 대주교는 비상계엄이라고 하는 엄청난 국가폭력과 물질만능의 세상, 욕심에 찌든 현대인들의 이기심에 대해 성탄절을 앞두고 희망의 빛을 찾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옥 대주교는 먼저 “지난 한 해 계엄이라는 엄청난 국가폭력 앞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일념 하나로 양식 있는 국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국난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노랫말처럼 세상의 어두움은, 결코 선한 사람들의 의지와 희망을 꺾을 수 없습니다. 요즘처럼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여유가 없는 세상에 아기 예수님께서 희망의 빛으로 우리 곁에 곧 오신다. 세상은 권력과 부를 쫓느라 분주했지만, 하느님께서는 가장 무력하고 작은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다”고 밝혔다.
이어 옥 대주교는 “경쟁과 효율, 이기심으로 가득 찬 세상에 사랑이 머물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면서 “예수님께서 그 미천한 자리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짐승의 먹이통인 ‘구유’를 선택하셨다. 이것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가 세상의 밥이 되어 우리를 살리시겠다는 지극한 사랑의 표징입니다. 주님께서는 화려한 왕궁이 아니라, 춥고 비천한 곳에서 떨고 있는 이들 곁에 가장 먼저 계시고자 가난의 길을 가셨다”고도 했다.
또 옥 대주교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아기 예수님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단순히 성탄을 기념하는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내 마음 한 켠을 비워 가난한 이웃들에게 쉴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2025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여전히 ‘빈방’이 없다. 나의 안락함을 위한 방은 넘쳐나지만, 타인의 고통을 위한 연민의 방은 부족하다. 이제 우리가 응답할 차례다. 차가운 세상 속에서 떨고 있는 아기 예수님을 외면하지 말자”고 주문했다.
이와함께 옥 대주교는 “광주대교구는 역사 속에서 주먹밥을 나누고 헌혈을 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거룩한 체험을 한 적 있다면서 이렇듯 고통받는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연대의 구유’,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들을 위한 ‘나눔의 구유’, 스팩 관리와 취업의 경쟁에 내몰리는 청년들을 위한 ‘공감의 구유’가 되자”면서 “나아가 지구의 생태 환경을 지키고 돌보는 ‘환경 지킴의 구유’도 됩시다. 우리가 서로에게 성심껏 따뜻한 밥이 되어주고 쉴 곳이 되어줄 때, 비로소 우리 마음에 진정한 성탄이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옥 대주교는 “천사가 목자들에게 건넨 위로가 오늘 여러분 모두에게 큰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가난하고 작게 오신 아기 예수님의 사랑이 온 누리에, 특히 북녘땅 동포들, 그리고 전쟁과 기근으로 신음하는 지구촌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널리 퍼져나가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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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3 (화) 2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