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라이프스타일 디자인 공간 ‘협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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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갤러리·라이프스타일 디자인 공간 ‘협업’ 주목

비블리오떼끄·예술공간 집 매칭 전시 구현
28일까지 작가 5명 작품과 아르텍 가구 등
"젊은 작가들 작업 매우 흥미로웠다" 밝혀

윤상하 작가와 스툴60 무민특별판.
윤준영 작가와 암체어41 파이미오.
“이번 전시를 통해 가구가 예술작품과 함께 감각적으로 경험되고 확장되는 새로운 장면을 제안하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과 공존하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이는 비블리오떼끄(대표 김영관)와 예술공간 집이 함께하는 협업 전시가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서구 상무대로 1156번지 소재 비블리오떼끄 2호점 1층 전시공간에서 ‘Pairing Room-Artek×Five Artists’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가운데 김영관 대표가 전시를 앞두고 피력한 소감이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나 미술관이 아닌 새로운 공간에서 이뤄진 협업을 통해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다.

협업 전시는 핀란드 모더니즘 디자인과 동시대 회화가 한 공간 안에서 구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대표 갤러리인 예술공간 집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공간인 비블리오떼끄가 협력해 마련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실험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번 협업은 지역 예술 생태계와 글로벌 디자인 브랜드 간의 접점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술공간 집의 큐레이션, 비블리오떼끄의 공간 경험, 그리고 세계적 디자인 브랜드 아르텍(Artek)의 디자인 철학이 교차하며 로컬 기반 문화 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전시는 아르텍 매니징 디렉터 마리안네 괴블(Marianne Goebl)의 큐레이션 아래, 작가의 시선과 아르텍의 디자인 철학이 섬세하게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마리안네 괴블은 디자인 마이애미 디렉터(2011~2014)를 역임했으며, 세계적인 디자인 페어 운영과 글로벌 컬렉터 및 갤러리와의 협업을 이끌어 온 디자인 분야의 주요 인물이다. 그는 최근 전시 오프닝에 맞춰 광주를 방문해 아르텍의 역사와 철학을 소개하고, 참여 작가들과 직접 만나 작품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르텍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가구 브랜드로 1935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인 1937년에는 현대미술가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작품 및 아르텍 가구를 함께 선보이는 협업 전시를 진행한 바 있으며, 당시 전시됐던 일부 작품은 현재까지 아르텍에 소장돼 있다.

고차분 작가와 도무스 체어.
비블리오떼끄와 예술공간 집이 함께하는 협업 전시가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서구 상무대로 1156번지 소재 비블리오떼끄 2호점 1층 전시공간에서 ‘Pairing Room-Artek×Five Artists’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사진은 전시 전경
특히 가구와 작품이 ‘페어링’(pairing)된 형식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단순히 디자인과 예술을 병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조·비례·재료라는 디자인의 언어와 감정·시간·서사를 다루는 회화적 접근이 한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호흡하도록 기획됐다.

관람자는 작품 앞에 잠시 앉아보고, 가구 옆에서 그림을 바라보며, 천천히 공간을 거닐게 된다. 바라보는 오브제로서의 가구를 넘어, 몸을 지탱하고 시간을 받아들이며 감정이 머무는 구조물로서의 디자인을 경험하도록 제안한다. 작품과 가구는 ‘앉음·머묾·호흡·균형·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이어지며, 보는 전시에서 앉고 머무는 새로운 감각으로 확장된다.

전시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고차분, 이인성, 윤준영, 윤상하, 권예솔 작가 등 5명과 아르텍의 가구 및 오브제를 페어링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먼저 고차분 작가의 작품은 아르텍의 도무스 체어(Domus Chair)와 페어링됐다. 1949년부터 생산된 도무스 체어는 아르텍을 대표하는 의자로, ‘도무스’(Domus)는 라틴어로 ‘집’을 의미한다. 윤준영 작가의 작품은 블랙 색상의 암체어와 페어링돼 화면의 주조를 이루는 색감과 절묘한 조화를 꾀하며, 이인성 작가의 작품은 아르텍의 대표 가구인 스툴(Stool)과 함께 배치, 작품 속 주황색 점과 원형 구조가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포스터
마리안네 괴블 매니징 디렉터가 전시 오프닝에서 참여작가들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전시 오프닝에서 마리안네 괴블 매니징 디렉터가 아르텍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어 윤상하 작가의 작품은 핀란드의 대표적 동화 브랜드 무민(Moomin) 컬렉션 가구와 페어링됐다. 상상의 세계를 펼쳐내는 윤 작가의 화면과 토베 얀손(Tove Jansson)의 서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권예솔 작가의 작품은 아르텍의 플랜트 팟(Plant Pot)과 페어링돼 자연과 생명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공간에 하나의 안식처 같은 장면을 형성한다.

아르텍 매니징 디렉터 마리안네 괴블은 “젊은 작가들의 작업이 매우 흥미로웠다. 예술가들과 함께해 온 아르텍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 전시가 지역 작가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응원한다”고 전했다.

전시 기간 동안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해 작품과 디자인의 관계에 대한 해설을 제공한다. 전시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요일은 휴관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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