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석유 최고 가격제’ 일단 발등의 불은 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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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석유 최고 가격제’ 일단 발등의 불은 껐지만…

‘석유 최고가격제’가 30년만에 부활했다. 정부가 지난 13일 오전 12시부터 이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정유사가 주유소와 대리점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선을 정하고 2주 단위로 조정하는 것을 말하는 데 우리나라 원유 주공급선인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급등하는 국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도입했다.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 유가 상승 속도를 늦추기 위한 카드를 꺼낸 것이다.

1997년 국내 석유제품 가격자유화때 이를 시행한 지 30년만에 재등장한 것이다. 그만큼 현 상황이 그때와 비견될 만큼 위중하다는 얘기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은 오는 26일까지 2주간 ℓ당 1724원, 경유는 1713원 이하로 제한된다. 27일 그동안의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해 최고가는 조정된다.

정부는 이 기간 공급 축소를 막기 위해 정유사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0% 이상 반출을 요구하는 한편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주유소의 과도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하고, 정유사가 입는 손실은 정부가 검증 후 정산하는 방식도 검토키로 했다.

이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바우처 확대, 원전 재가동 가속, 필요 시 석탄발전 확대 같은 추가 대책도 내놓았다.

실제로 이 제도 시행이후 광주지역 기름값은 주유소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하락세를 보였다. 일부는 여전히 ℓ당 휘발유·경유 가격이 1800원 후반대를 기록했지만1700원 중반대 수준까지 내려간 곳도 적지 않았다.

문제는 이 제도가 중·장기 해법이라기보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비상조치에 가깝다는 데 있다.

즉, 급등하던 유가에 제동을 걸고,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며 유류비 부담이 큰 계층에 안정 효과를 단기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중동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오랜기간 높게 유지될 경우 정부의 정유사 손실 보전 재정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등 한계는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석유 소비 절감과 대체에너지 확대, 그리고 수급·안보 리스크에 대비한 대체 공급선 확보 등 정부차원의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김상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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