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혁신기업을 찾아서]에이드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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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집

[광주·전남 혁신기업을 찾아서]에이드올

지능형 로봇 활용…‘이동의 기준’ AI로 다시 쓴다
‘인공 소뇌’ 기반 제어 기술…반응형 구조 구현
로봇 '베디비어' 시각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
'CES 혁신상 2관왕' 기술·사회적 가치 인정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나의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대부분의 AI는 ‘이해’가 아니라 ‘확률’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를 선택하는 방식은 효율적이지만, 예측이 빗나가는 순간 오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한계는 특히 안전과 직결되는 영역, 그리고 선택지가 제한된 사용자에게 더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기술의 오차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 즉 ‘약자’에게는 작은 확률의 오류조차 현실적인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본 기업이 있다. 에이드올 김제필 대표는 기존 인공지능의 접근 자체를 다시 정의한다. 그는 “지금의 AI는 구조적으로 환각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며 “확률 기반인 이상 오류 가능성은 항상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그 0.1%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에이드올은 기존 딥러닝 중심 AI와는 다른 길을 택했다. 핵심은 ‘생체 모사 인공지능(뉴로모픽 AI)’이다. 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률을 계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명체의 신경계 구조와 작동 원리를 수학적으로 구현하는 접근이다.

김 대표는 “인간은 위험 상황에서 먼저 분석하지 않는다. 일단 피하고, 그다음에 판단한다”며 “이런 ‘신체 지능’을 인공지능 구조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접근은 기존 AI가 가진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현재 주류 AI 모델은 텍스트나 이미지 이해, 고차원 추론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물리 환경에서의 실시간 대응과 제어에서는 한계를 보인다.

특히 로봇과 같은 물리적 환경에서 강점을 가진다. 기존 자율주행이나 로봇 기술이 정해진 환경에서는 안정적으로 작동하지만, 현실은 매번 다른 변수로 가득한 비정형 환경이다.

김 대표는 “현재 기술은 ‘통제된 공간’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며 “우리는 환경이 바뀌어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 자체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길 안내 로봇 ‘베디비어’
에이드올은 이 지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 소뇌’ 개념을 도입했다. 자체 개발한 뉴로모픽 AI 아키텍처 ‘자기참조제어(SRC)’는 대뇌 역할을 하는 기존 딥러닝 모델과 결합해 작동한다. 대뇌가 목적지와 같은 고차원 명령을 내리면, 인공 소뇌가 물리 환경 변화에 맞춰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로봇을 제어하는 구조다.

김 대표는 “로봇 제어는 짧은 시간 단위에서 끊임없이 예측하고 반응해야 한다”며 “중앙화된 거대 모델로는 이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된 분야가 바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길 안내 로봇 ‘베디비어’다. 이 선택은 단순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넘어,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베디베어를 만들면서 김대표는 누군가의 팔을 잡고 의지해 걷는 것이 아닌, 스스로 로봇을 잡고 주도적으로 걷을 수 있는 ‘이동의 주권’에 초점을 맞췄다.

김제필 대표는 “시각장애인의 이동 환경은 완전히 비정형이다. 같은 길이라도 매번 상황이 다르고, 작은 장애물 하나도 큰 위험이 된다”며 “베디비어는 기존 수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가 없는 분들에게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방향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장애인들이 처한 환경에서는 ‘맞을 확률이 높은 판단’보다 ‘틀리지 않는 반응’이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딥러닝 기반 AI는 구조적으로 환각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며 “그래서 우리는 안전을 보장하는 레이어를 먼저 두고, 그 위에 의미 분석을 얹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각장애인의 이동 보조는 안내견이 대표적이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명확하다. 안내견은 높은 훈련 비용과 제한된 공급으로 인해 실제 수요의 극히 일부만 충족 가능한 구조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영역으로 봤다.

에이드올은 이를 ‘반응 중심 AI’ 구조로 풀어냈다.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회피하고, 사용자의 안전을 우선하는 판단을 내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단순히 ‘더 똑똑한 AI’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한 판단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CES 2026’에서 에이드올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베디비어를 시연해 보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빠르게 인정받았다. 에이드올은 ‘CES 2025’에서 시각장애인 길 안내 로봇 ‘베디비어’로 혁신상을 2개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했다. ‘인공지능(AI)’과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S4A)’ 부문이다. 회사가 설립된 지 3년 차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김 대표는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구조라는 점이 평가받은 것 같다”며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에이드올은 겉으로 보면 로봇 기업처럼 보이지만, 사실 에이드올의 본질은 인공지능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다.

김 대표는 “하드웨어는 우리가 잘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필요해서 만드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인공지능에 있다”며 “기술의 본질은 정상 상황이 아니라 예외 상황에서 드러난다. 다양한 환경에서 실패 케이스를 경험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기술은 특정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시각 인지 기반 AI를 중심으로 반도체 장비 이상 탐지, 산업용 로봇 제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이 가능하다. 실제로도 여러 산업군에서 협업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접근은 시장에서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기존 AI 산업이 딥러닝 중심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드올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년 차에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현재 약 20명의 인력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김제필 에이드올 대표가 중국 국가급 포럼인 ‘베이징 중관촌 포럼’에서 모두발표를 하고 있다.
시장 전략 역시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을 먼저 내다보고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구가 분산돼 이동 보조 기술의 필요성이 더 큰 유럽과 미국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으며 현재는 독일 최고 AI 연구소인 DFKI에서 공동연구 제안을 받아 협업과 실증을 추진 중에 있다.

에이드올은 이러한 시장 특성을 고려해 ‘약자를 위한 이동 기술’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이동 보조 로봇을 통해 기술을 검증한 뒤, 이를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김 대표는 “가장 어려운 문제를 먼저 풀면, 나머지 영역으로의 확장은 오히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특정 제품의 성공이 아니라, 기술 자체의 ‘표준화’다.

김 대표는 “모든 기업이 인공지능을 직접 개발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 기술을 가져다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면, 자연스럽게 선택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개별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로봇과 시스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반 구조’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특정 산업에 종속되지 않고, 피지컬 AI 전반에서 작동하는 일종의 ‘코어 레이어’를 지향하는 전략이다.

결국 에이드올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선다. 어떤 AI가 더 똑똑한지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어떤 AI가 실제 환경에서 더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시장을 재정의하겠다는 접근이다.

김제필 대표는 “각 기업이 응용을 담당하고, 우리는 그 밑단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 구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내고 싶다”며 “이제 피지컬 AI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똑똑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반응하느냐인 과정에 접어들었다. 에이드올은 이제 하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길 안내 로봇 ‘베디비어’
에이드올 로고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김은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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