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논란 ‘사후정산제’ 폐지…가격 인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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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기름값 논란 ‘사후정산제’ 폐지…가격 인하되나

주유소-정유사, 상생 협약…"유가 폭등에 위기 극복"
가격 반영 속도 개선·거래 투명성 강화 등에 기대감 ↑

광주·전남지역 유류가격이 ℓ당 2000원을 돌파하면서 서민들의 한숨을 깊어지는 가운데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히는 ‘사후정산제’가 폐지될 전망이다.

이로 인한 가격 반영 속도 개선과 거래 투명성 강화가 소비자 체감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중동전쟁발 유가 폭등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한 주유소-정유사 간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동전쟁발 유가 급등 속에서 주유소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가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협약에서 주유소는 특정 정유사로부터 전량을 구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해당 정유사 제품을 60% 이상 구매하는 혼합계약으로 전환하게 된다.

또 주유소와 정유사는 구매 비율을 이유로 공급가격과 공급물량, 거래조건을 부당하게 차별하지 않기로 했다.

구매 비율은 60% 이상 범위에서 정유사와 주유소 간 개별 협의를 통해 정하도록 했다.사후정산제도 폐지 수순에 들어간다.

주유소 사후정산제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석유 제품을 거래할 때 물건을 받는 시점이 아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최종 가격을 확정해 정산하는 방식이다.

해당 제도는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에너지 시장에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도입됐다.

일정 기간의 평균 가격을 산출해 적용하기에 급격한 가격 변화가 주유소 경영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주유 업계는 해당 제도가 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기름값을 올리는 요인이라며 지속적으로 폐지를 주장해 왔다.

특히 정확한 공급가를 모른 채 기름을 받다보니 정산 가격이 공급가보다 높아질 수 있어 마진율을 높여 비싼 가격을 책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사후정산제가 시장이 안정적일 경우에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위험을 나누는 ‘상생 모델’일 될 수 있지만 최근과 같은 유가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주유소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국내 기름값 인상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기존 정유사가 우선 임시가격을 통보한 뒤 실제 공급가격과의 차액을 한 달 뒤, 많게는 두 달 뒤 정산하는 방식이라 주유소 업계는 최종 정산가를 알지 못한 채 소비자 판매가격을 정해야 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향후 정유사는 매일 일일판매기준가격을 사전에 확정해 공시해야 한다.

다만 주유소가 요청할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사후정산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도 주유소와 정유사 간 공정한 거래관행 정착과 유가 안정을 위한 사회적 대화 이행을 지원하고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가격 확정이 빨라지고 주유소가 원가 불확실성을 크게 떠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격 인하 여지가 생겼다.

국제 유가 하락이 주유소 판매가에 더 빠르게 반영될 수 있고, 전속거래 완화로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ℓ당 적은 금액이라도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논의를 통해 도출된 정유업계 거래 관행에 대한 개선사항을 ‘석유유통업종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에 반영해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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