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26.2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렇다고 행정통합 준비작업을 미흡하거나 소홀히 하면 지역민이 상당한 혼란과 불편을 겪을 것이 자명한 상황이어서, 헌정사 첫 광역행정통합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빚부터 안고 첫 발을 내디게 됐다.
지난 10일 국회는 중동 전쟁에 따른 민생 피해 지원 등을 위한 26조2000억원(총지출 기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소득 기준 하위 70%에 해당하는 3256만명에게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 원을 지원하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을 위한 사업(4조8000억 원) 등이 담겼다. 석유 최고가격제 지원을 위한 예산, 대중 교통비 환급 서비스인 K-패스를 한시적으로 50% 할인하기 위한 예산, 나프타(납사) 수입단가 차액 지원 예산, 농어업 유가 지원예산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요구한 행정통합 지원예산이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통합과 관련해 통합 정보시스템 가동, 청사 재배치, 통합시의회 구축, 공공시설물 정비 등에 필요한 576억 원과 광주시교육청과 전라남도교육청의 교육행정통합에 필요한 920억 원 등을 합치면 모두 1496억 원에 달한다.
행정안전부는 소관 업무인 광역행정통합과 관련해 당장 정부 예산 편성이 어려우니 광주시와 전남도의 지방채 발행을 보증한 뒤, 나중에 이를 인수해 주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 7일 안도걸 의원의 전남광주 행정통합 지원예산 요구에 대해 “전남광주에 지방채 발행을 보증하는 형태로 일단 지원 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지방채 발행으로 지게 된 빚을 국가 예산으로 탕감해주는 것이 아니라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통해 탕감비용을 빌려주겠다는 뜻을 지자체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빚을 내서 통합준비를 하라는 얘기인데, 이 빚은 고스란히 새로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부채로 전가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시도가 당장 빚을 내지 않을 수도 없다.
예산이 제때 지원되지 않으면 광주시와 전남도의 ‘정보시스템 통합’의 경우, 통합시 출범 직후부터 행정 시스템 마비 등 큰 피해가 우려된다.
당장 각종 증명서 발급이 어려워지고, 민원접수와 처리는 물론 행정 전자결제서비스도 중단되며, 지방재정시스템이 마비돼 지방세 부과, 소유권 이전 등기 등이 차질을 빚게 된다.
또 당장 시도 통합으로 인해 지적도나 각 지구에 대한 공식기록장부나 공공시설 표지체계도 바뀌게 되지만 바뀐 지적도와 표지체제가 현실과 괴리되면서 혼란과 피해가 현실화된다.
게다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광역단위 행정통합의 첫 사례이어서 당장 눈에 띄는 시행착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1986년 광주 직할시 승격으로 분리된 이후 40년 만의 재결합이 자칫 준비가 소홀하면 단순한 혼란과 피해를 넘어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끝까지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에 필요한 통합비용을 외면할 경우에 대비해 지역 정치권 차원의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
이 문제를 어물쩡 넘기면 이후 이와 유사한 정치적 해석이 필요한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갈등을 빚는 것은 물론, 정부가 약속한 매년 5조 원의 예산 지원의 사용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혼선이 초래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행정통합비용도 정부가 매년 5조 지원 예산에서 충당하라며 미룰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행정통합은 지역 사업이 아닌 국가가 결정한 사업”이라며 “국가 최초 행정통합을 했고, 실제로 작동시키기 위해 기초 인프라를 세우는 예산은 당연히 국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이성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4.12 (일)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