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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46주기를 맞아 ‘오월 레퍼토리’라는 점 외에 형식, 시선이 다른 세 공연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사진은 푸른연극마을의 ‘장인표 상사 공적을 청원하다’ 무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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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연극마을의 ‘장인표 상사 공적을 청원하다’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씨어터연바람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제공=푸른연극마을 |
먼저 놀이패 신명의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는 오는 22일과 23일 광산문화예술회관, 29일과 30일 북구문화센터에서 선보인다.
지역 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 선정작인 이번 작품은 지난 2010년 초연 이후 16년 동안 전국 곳곳에서 300회 이상 공연된 놀이패 신명의 대표 오월 레퍼토리다.
작품은 1980년 5월 행방불명된 아들을 기다리는 늙은 무당 박조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46년이 지났지만 억울한 죽음으로 저승에 가지 못한 시민군 호석과 여고생 정옥, 백구두 그리고 이들을 저승으로 데려가려는 저승사자와 까막까치들이 등장하며 극은 현실과 저승, 기억과 현재를 넘나든다. 단순히 오월의 비극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평범한 시민들의 용기와 상처,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기억의 문제를 공동체적 정서 속에서 풀어낸다. 특히 최근 한국 사회가 다시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의미를 질문받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며 오늘의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한다.
놀이패 신명은 창단 이후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민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마당극 형식으로 꾸준히 무대화해온 광주 대표 민중예술단체인 만큼, 이번 작품 역시 전통 연희와 음악, 풍자와 해학을 바탕으로 오월의 기억을 무대 위에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은 연출 남기성, 드라마터그 김소연, 안무 송윤경, 음악 김현무, 의상 박현주, 무대 황지선 등이 참여한다. 배우 지정남과 정찬일, 문창주, 김호준, 최혜민, 강근희, 백민, 김혜선, 김선민, 유예린이 출연하며 김종일, 김단비, 김하린, 최민석 등이 악사로 무대에 오른다.
아울러 극단 토박이의 특별기획 공연 ‘18번 방의 형’은 오는 22일과 23일 민들레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작품은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40일간의 단식투쟁을 벌였던 박관현과 신영일, 이 두 열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극단 토박이가 이어오고 있는 ‘오월 휴먼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이번 공연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인물들을 다시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앞서 5·18 당시 투사회보를 필경했던 청년의 삶을 다룬 ‘광천동 청년, 용준씨’에 이어 또 다른 오월의 인간 군상을 무대에 올리는 셈이다. ‘18번 방의 형’은 1980년 5월 이후 군부정권이 은폐하려 했던 광주민중항쟁의 진실과 정치범, 재소자들에게 가해진 인권유린 문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나선 두 청년의 시간을 따라간다. 극 중 감옥은 단순한 수감의 장소가 아니라 시대의 폭력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질문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관객이 교도소 상황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진행자들과 함께 수감 과정과 감옥의 분위기를 경험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과연 죄인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군부독재 아래에서 광주의 진실을 외쳤던 청년들의 희생과 투쟁을 통해 오늘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되묻는 무대로, 죄와 처벌, 그리고 정치범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극작·연출은 박정운, 음악은 박수연, 무대는 류상근, 임홍수 등이 각각 맡는다. 무대에는 임해정, 박정운, 김정훈, 고영욱, 정진주, 이종경이 올라 열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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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토박이의 특별기획 공연 ‘18번 방의 형’은 오는 22일과 23일 민들레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사진제공=극단 토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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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패 신명의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는 오는 22일과 23일 광산문화예술회관, 29일과 30일 북구문화센터에서 선보인다. 사진제공=놀이패 신명 |
5·18을 다룬 기존 작품들이 시민군과 피해자 중심의 서사를 조명해왔다면, 이번 공연은 계엄군 내부 인물의 시선에서 오월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작품은 폭력의 명령 체계 안에서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 국가폭력 속에서 인간의 양심은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묻는다. 단순히 선악 구도로 인물을 나누기보다, 군 조직 속에서 갈등하고 흔들렸던 한 개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여기에 푸른연극마을 특유의 위트와 풍자가 더해지며 무거운 역사적 소재를 보다 입체적으로 선보인다. 1980년 5월을 살아낸 또 다른 개인의 기억을 통해 국가폭력의 구조와 인간의 윤리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공연은 채희윤 작가(전 광주여대 교수)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가 재구성과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오성완, 김대영, 민찬욱이 출연한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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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3 (수) 16: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