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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로 2시간이 걸린다’, ‘5성급 호텔이 없다’, ‘국제학교는 광주국제외국인학교 뿐’, ‘숙련 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광주전남북 반도체 전공 학부생들로는 부족하다’, ‘인근에 직·주·락(職住樂)이 부족하다’ 등을 이유로 든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용인 팹 10기와 광주 팹 4기가 구축될 경우 숙련 인력 8만5000명 이상이 필요하다. 특히 광주 팹의 경우 전남·전북 지역의 현재 반도체 전공 학부생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제약조건이나 걸림돌은 따지고 보면 조금만 힘써도 해결될 사안들이다. 특히 인력 부족의 경우 30년 전 광주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지은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앰코) 사례에서 보면 풀기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에서 12년간 일한 바 있는 이준기 전남대 광주·전남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은 “인원은 충분하다. 문제는 규모보다 인력의 질이다. 이를 높이기 위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반박했다. 이를 위해 전남대, GIST,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등 호남 지역 대학들은 반도체 관련 학과 신설과 정원 확대, 기업과의 산학 협력을 하기로 했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AI, 반도체, 에너지 등 지역 전략산업 분야 인재 10만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반도체 인력이 타지로 유출된 것은 지역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다. 매년 유출되는 인재만 붙잡아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남방한계선은 그 근거도 박약한, 지역차별의 의도가 담긴 심리적 용어일 뿐이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다보니 이런 비경제적이고, 비논리적인 말이 버젓이 쓰이고 있다. 이병훈 전 의원은 지난 1월 반도체 기업 호남유치론을 주장하며 “반도체 남방 한계선 주장은 산업 현실이 아니라 구조적 지역차별을 고착화하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설계하고 대만에서 제조, 말레이시아에서 패키징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볼 때 남방한계선을 거론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우리나라가 경제개발과정에서 수도권과 영남에 집중 투자하면서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외가 발생한 것을 설명하면서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느냐”고 호남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언급하며 “완전히 균형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소외와 배제, 슬픔과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동서가 또는 수도권과 지방이 균형 성장하는 첫 출발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은 나라의 위기마다 앞장서 나라를 지켰고, 온 몸을 바쳐 민주주의를 수호해 왔다. 약무호남시무국가, 민주화의 성지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소외와 불균형이 장기화된 탓에 타지역인들로부터 차별을 받고 멸시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미디어오늘이 법원 사법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최근 5년 형사 사건 중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등 지역명이 들어간 판결문 533건을 조사한 결과 호남 지역비하 문제는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 5년 형사 판결문에서 ‘전라도’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사건은 306건이며, 이 중 80건(26.14%)이 호남 지역혐오 관련 사건이었다. 반면 ‘경상도’ 지역혐오 관련 사건은 17건으로 전체의 12.59%에, ‘충청도’ 지역혐오 사건은 3건으로 3.26%에 그쳤다.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맹자가 제나라 선왕이 정치에 대해 묻자 “백성들이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지내면, 왕도(王道)의 길은 자연히 열리게 된다”며 한 말이다. 국민의 생활안정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얘기다. 잘 살아야 한다.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는다. 경제개발면에서 영남에 크게 뒤지고, 지역내총생산(GRDP)도 타지보다 적다. 인구유출이 심해 인구수는 영남의 겨우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호남의 경제력이 약한 이유를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알지 못한다. 호남이 차별 받았다고 하면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되묻는다. 통탄할 일이다.
그래서 천재일우의 기회다. 호남의 힘으로 당선시킨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도 못한 경제적 소외 탈출 기회를 이 대통령이 열어주었다. 꼭 기회를 살려내 그 고마움에 보답하고, 이 설움을 다시는 후손들에게 대물림하지 않아야 한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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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0 (월) 09: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