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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캔버스 위에 벌레) |
지난 1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전라남도문화재단 공간연계형 창작활동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가운데 올해 도화헌 레지던시 작가 작품전이다.
작가는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10여년 째 여름 야외에서 곤충을 모으는 작업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명마저 벌레와 곤충을 의미하는 ‘벅’(bug)을 사용한다. 곤충에 대한 그의 관심은 아마도 곤충을 생명과 자연의 상징으로 설정하고 있어서다. 작가는 투명한 유리나 캔버스에 곤충들을 유혹하는 물질들을 특정한 형상으로 바른 뒤, 주간에는 냄새로, 야간에는 빛으로 곤충을 유인해 긴 시간 동안 각양각색의 날벌레들을 모은다. 오랜 시간 집충의 과정을 담아내는 과정예술이자, 자연을 대상으로 한 자연예술로 이해된다.
이번 전시는 일견 그의 작업과 상충, 모순되는 듯 보인다. 자연을 만들기보다는 자연을 훼손하거나 건강한 자연의 생명을 파멸시키는 과정을 드러내서다.
하지만 그의 곤충은 의인화된 존재들로 하루살이처럼 짧은 생이지만 부나비처럼 돈과 권력, 명예 등 눈 앞의 욕구와 말초적 감각을 쫓다 파국을 맞는 인간의 군상들을 상징한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역설적이게도 냉혹하며 거친 자연 그 자체의 속살을 보여준다. 자연을 정복하고, 관리하며, 가꾸겠노라는 인간의 역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에 대한 경종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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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크릴 위에 벌레) |
유벅 작가는 추계예술대학 서양화과와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과를 졸업, 개인전은 런기스 고기공장 영상 프로젝트(프랑스)를 비롯해 반 호에크 갤러리(파리)와 파스칼 갤러리(파리), 벵센느 숲 프로젝트(벵센느, 프랑스), 성곡 미술관(서울), 스페이스 이씨 레 무리노(프랑스) 등에서 열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및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특별전(광주), 2018 PAF 파리(바스티유,파리), 금강 자연 미술 비엔날레 큐브전(공주), 빛과 파라다이스전 프로젝트(양평미술관), 유럽 청년작가 종이작업전 (파리 폴 리카르공간), 장흥 물축제 설치 프로젝트(장흥), 청주공예비엔날레 기업 미디어 지원(청주), 유럽 국제 미디어 아트전(브룩셀), 프랑스 포리 국제 야외 설치 초대전(생 저멘 엉 레. 프랑스), 김환기 국제미술제(신안·목포), 아트 인 슈퍼스타전(서울)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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