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 학습된 비둘기와 사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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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도구 학습된 비둘기와 사유하는 인간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아침세평] 생각없는 좀비들이 다른 개인의 삶 구석구석에 침투해 영혼을 침탈하고 있다.

심리적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비상계엄 이후로 우리사회에 비정상적인 사고가 넘쳐나고 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왓슨은 자신감으로 가득찼다. 연구 결과 어떤 동물 한 마리를 데려다 도구적 학습을 시키면 그 동물을 로봇처럼 순종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도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그와 그를 따르는 학자들은 모든 사람들을 도구적으로 통제해 학습을 시키면 의사, 변호사, 심지어는 도둑도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실험 절차는 간단하다. 우선 비둘기 한 마리를 실험상자 안에 넣는다. 실험상자 안에 비둘기가 버튼을 누르면 씨앗이 쏟아지는 모이통을 설치해 둔다. 비둘기를 배가 고플 때까지 그곳에 내버려 둔다.

비둘기는 먹이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비둘기가 특정한 행동을 하게 되면 모이를 준다. 이런 행동들이 계속돼 비둘기에게 먹이가 지속적으로 주어지면 ‘비둘기는 실험자가 예상하는 행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재빨리 학습하게 된다.

이런 강화 훈련을 통해 돌고래를 훈련시켜 우리가 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학습원리는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돼지가 청소기를 돌리게 만들 수도 있다.

이와 다르게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다.

일부 정치인들이나 극우 유튜버, 중국과 연계된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인간의 기본적 본성에 회의를 갖게 된다.

주어진 강화물에 도구적으로 학습된 비둘기처럼 자신에게 돌아 올 이익만을 기대하며 행동하는 단순한 존재들이 아닌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반사적으로 따라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유행하는 드라마나 패션만 봐도 그렇다. 개성이 없는 세상은 획일적이다.

몰개성의 사회에서는 선택의 고민이나 창의적 사고의 틈이 존재하지 않는다. 비상계엄 이전에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각료들은 도구적 조건형성된 비둘기와 같았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최고 권력자로부터 자유라는 단어를 수없이 들어왔다.

자유와 권력의 다툼은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있어 왔다. 초기의 자유 의미는 정치 지배자의 압제로부터의 보호를 의미했다. 권력이 남용되면 대단히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무런 의식도 없고 민주시민 의식이 훈련되지 않은 도구적 조건 형성된 지배자들에게 권력이 주어질 때 피지배자들에게는 흉기가 된다. 자격도 갖추지 못한 지배자들에게서 날아왔던 자유의 외침은 잘못 선택된 것이다.

‘바이든 날리면’이나 ‘의원이 아니라 요원’이라는 황당하면서도 언어 아닌 언어를 듣고 있다.

비상계엄과 입틀막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그들이 부르짖는 자유가 얼마나 황당무계한 언어도단인지를 경험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시민들은 한시도 그들의 발톱과 부리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존 스튜어트 밀은 권력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것을 자유라고 불렀다.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정치적 자유와 권리에 관한 어떤 불가침 영역을 설정해 권력자가 이를 침범하면 피지배자들의 저항이나 전면적 반란을 정당화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저항권은 비논리적이다.

다른 한 가지는 피지배자들의 주기적인 선택을 통해 지배권력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력은 선거를 통해 정단화되고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은 시민들의 관찰과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것을 부정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가장 소중한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박탈하지 않는 한 각자 자신의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자유이다.

내란 혐의를 받거나 옹호하는 세력들은 더 이상 자기의 경험 세계에 빠져 국민들이 꾸려나가는 삶의 자유를 빼앗지 않길 바란다. 자신이 저지른 죄값에 합당한 처벌을 딱딱 받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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