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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원소기호 Au, 원자 번호 79인 반짝이며 노란색을 띠는 금속 원소로 금속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한다.
실제로 1g의 금을 늘이면 3000m의 금실을 뽑을 수 있고 압력을 가해 눌러 짜면 1만분의 1㎜까지 얇게 펼 수 있다. 특히 녹이 스는 경우가 거의 없어 도금을 이용한 장신구 제작은 물론 화장품, 약품, 첨단산업용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금은 구리와 함께 일찍부터 사용했으며 태양의 상징으로 동서고금을 망라해 태양처럼 높은 권력, 부를 나타내는 금속이었다. 기독교와 유대교의 경전인 구약성서 창세기에도 금 얘기가 나오며 기원전 5000년 경의 금으로 된 출토유물도 나올 정도였다.
원소기호 Au는 라틴어 ‘빛나는 새벽(aurora)’에서 유래했으며 원소가 밝혀지기 전에는 인위적으로 금을 만들려는 연금술까지 유행시킬 정도였다.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의 대항해와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의 항해도 금을 구하기 위한 의도에사 시작됐다.
이는 금이 세계 생산량이 연간 2200~2500t에 불과하고 현재까지 전 세계 총 보유량도 20만여t밖에 안될 정도로 희소성이 있는 귀한 금속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금은 현재 전 세계 모든 화폐가치의 기준이 됐다. 금의 국제 거래 단위 트로이온스(31.1034768g)인데 미국은1 792년 ‘금 1.584g=1달러’로 출발했다가 1934년부터 금 1트로이온스를 화폐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현재 금의 약 50%는 장신구, 40%는 투자용, 10%는 산업용으로 쓰이며 무게단위는 온스(28.3495g)다.
#2
우리나라에서도 금은 오랫동안 귀한 금속이었다. 기원전 4세기에 세워진 부여때 처음으로 금을 장신구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신라, 가야 등의 금관, 귀걸이, 허리띠 등 금으로 된 유물도 많이 출토됐다.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에서는 금으로 만들거나 도금한 불상이 많이 제작됐고 조선 초기에도 금을 이용한 귀걸이 등의 장신구가 선비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고 한다.
다시말해 금은 오래전부터 귀한 자산이자 부를 상징하는 척도였던 셈이다.
특히 이같은 관습에서 파생된 돌반지는 삼국시대에도 있었다고한다.
금과 은 그리고 귀금속이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던 당시, 금반지가 유행했으며 신라시대에는 금과 은, 옥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반지까지 등장했다.
고려시대에는 금은 세공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화려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돌반지가 만들어졌으며 조선시대에는 서민들도 돌반지를 선물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됐다고 한다.
돌반지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특별한 문화적 관습이 된 것은 우리나라 현실과 금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귀한 자산이자 부를 상징하는 재료로 여겨졌던 금은 변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금으로 만든 물건은 오랫동안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 아이의 건강과 장수, 그리고 부유한 삶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사용돼 왔다.
또 당시 높은 유아 사망률을 고려할 때 아이가 태어나 첫해를 무사히 넘기고 건강하게 자랐음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진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가족과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돌잔치를 하며 악귀를 물리치고 재앙을 막아주는 것으로 믿어 왔던 금으로 된 돌반지를 선물하며 무병장수와 앞날에 행운과 부를 기원했던 것이다.
#3.
최근 금값이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돌잔치의 핵심인 돌반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어수선한 탄핵정국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현상이 뚜렷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외적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소비자들을 변동성 높은 주식시장보다 금시장으로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16일 현재 금 1돈(3.75g) 가격이 60만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37만여원 하던 1돈 가격이 60%넘게 오른 것이다.
이처럼 금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한 돈짜리 돌반지도 1g 또는 1.3g짜리로 대체되고 있다. 또 돌반지 대신 아기 옷이나 현금, 상품권 등으로 선물을 대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같은 금값 급등세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어서 ‘돌반지 한 돈 100만원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김상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