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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시장이 31일 오전 시청 시장실에서 일일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통상 등 비상대응 체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지역 수출전선을 이끌고 있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품목관세가 이미 적용중인 상황에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도 고율관세가 예정돼 있고, 여기에 상호관세가 동시에 부과되면 수출 감소와 생산 차질로 가격 경쟁력이 악화되고 고용불안까지 이어지는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1일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다.
상호관세는 특정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상대국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무역 정책을 뜻한다. 특정국이 미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면, 미국도 해당국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지난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 중인 가운데 내달 3일부터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와 자동차 핵심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그밖에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천명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는 개별품목 관세와 상호관세가 동시에 부과될 경우 둘을 합친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한국의 대미 수출에선 관세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미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광주가 문제다.
지난해 광주지역의 미국 수출액은 51억달러로 이 중 75%는 자동차 산업이 차지한다.
25% 품목별 관세가 현실화 된 상황에서 상호관세까지 추가되면 국내 자동차 수출은 더욱 줄어들고 현지 생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의 차량 생산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부품업체는 물론 협력업체들까지 연쇄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철강과 알류미늄 25% 관세로 이미 타격을 입고 있는 전남은 상호 관세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관세부과로 직·간접적인 대미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업체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순천공장, 광양알루미늄㈜, ㈜삼미메탈, 아시아T&C , ㈜세아제강 순천공장 등이 있다.
이미 25% 고관세로 납품 단가가 크게 뛰면서 예정된 수출이 보류되거나 중단된 업체들도 여러곳이 있는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다 3일로 예정된 자동차 관세 부과와 상호관세까지 현실화 되면 자동차 강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순천공장 등 철강 기업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광주·전남 수출기업들도 트럼프 관세정책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 광주FTA통상진흥센터가 최근 지역 수출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트럼프 2기 관세정책 관련 지역 수출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88%가 관세부과가 본격화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고 응답했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시장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7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역 수출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
광주시는 ‘가전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단’을 ‘수출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단’으로 확대해 지역 산업 중에서 대미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전 및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산업 전반에 대한 선제 대응과 종합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도는 도내 상공회의소,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한국은행 목포본부,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 KOTRA 광주전남지원본부,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 전남연구원, 전남TP 등 경제 관련 유관기관과 ‘트럼프 2기 관세정책 대응 전담팀(TF)’을 운영해 지역 수출기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미국 관세정책 변화는 국내 산업은 물론 지역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며 “지역 산업 위기를 최소화하도록 TF를 중심으로 수출구조 다변화와 수출경쟁력 강화 등 할 수 있는 일을 신속하고 최선을 다해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장승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