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누비며 광주 포효했을 ‘호랑이’ 화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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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무등산 누비며 광주 포효했을 ‘호랑이’ 화폭에

오동섭 개인전 8일부터 광주대 호심미술관서
호랑이 그림 56개 컷 활용…입체적 화면 구축
신작 ‘무등산 호랑이 야행의 삶’ 등 35점 선봬

송은 오동섭 화가
화업 50년을 넘는 동안 호랑이 그림에 천착해 ‘호랑이 화가’로 널리 알려진 송은 오동섭 화가가 무등산 호랑이를 주제로 한 개인전을 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광주대 호심미술관 전시장에서 갖는다. 출품작은 기존 작품과 신작 등 35점.

작가는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무등산에 호랑이가 서식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용맹한 기개와 호방하기 이를데없는 호랑이가 무등산을 포효하며 온 산하를 누렸을 위용을 화폭에 담는데 몰입해 왔다. 송은은 호랑이의 위용을 디테일하게 잡아내기 위해 실물 관찰은 물론이고 자료 수집 등을 통해 실재에 가깝게 형상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동안 ‘한·일월드컵 성공기원도’(2002년)나 ‘한국 호랑이 6천년의 흔적’(2022년) 등 수많은 전시회를 통해 한국 호랑이가 우리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존재해왔는지를 제시했다면, 이번 전시는 무등산을 누비며 광주를 지켜왔을 무등산 호랑이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한지 수묵 채색을 구사한 신작 ‘무등산 호랑이 야행의 삶’이 출품된다. 이 작품은 심야의 호랑이가 어둠을 뚫고 나오는 원경에서부터 점차 그 위용의 모습이 드러나는 호랑이 그림 56개의 컷을 바둑판처럼 잇대어 완성했다. 야행에서 민첩한 동작을 연속 포착해 작업한 이 작품은 1개당 가로 26cm×세로 8cm 크기다. 모두 펼치면 14m가 넘을 만큼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스틸 화면처럼 보이기도 하고, 입체적 화면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동안 사각 형태로 작업을 해온 기존 작가의 스타일을 뛰어넘은 것이어서 눈길을 붙잡는다.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무등산 호랑이 야행의 삶’
‘산죽 숲 응시’
이 작품은 작가가 호랑이의 생태적 특질을 놓치지 않고 형상화했다. 야행성 동물로 하루에 20km의 넓은 영역을 이동하며 어두운 밤에 아주 먼 곳에서의 호랑이는 두 눈빛만 흐릿하게 보였다가 사냥감을 발견해 점점 다가올수록 눈빛이 강해지고 그 거대한 몸집에 압도당하게 된다. 호랑이의 모습은 근접으로 묘사해 그릴 경우 큰 얼굴과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난다. 이런 호랑이를 만난 다른 동물들은 순간 얼음이 돼 도망가지 못하고 얼어붙으면서 호랑이의 이빨이 목을 물어 숨을 멎게 만든다. 발광하는 두 눈에서 시작한 스틸 작품은 먹잇감을 잡아먹듯 포효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이런 연속 동작 작품에서 작가의 진면목이 드러난다는 평이다.

여기다 야생동물들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서석대 겨울 쌍호’와 ‘무등산 호랑이 멧돼지사냥’, ‘무등산 호랑이 환생’ 등 무등산 호랑이와 함께 무등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생태환경을 그린 작품 또한 출품된다.

이외에 작품 ‘합혼수와 원앙’처럼 송은의 호랑이 그림 외 다른 화면의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송은 오동섭 화가는 “한국 호랑이가 우리 민족과 함께 긴 여정을 해왔다는 내용을 담을 ‘한반도 세계평화 기원도’에 대한 스케치가 80%가 끝났다. 그것이 완성되면 광주를 널리 알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큰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어 선보일 예정”이라며 “미디어아트를 그림과 함께 입체화를 시도해볼 생각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준호 관장(호심미술관)은 “송은은 보기 드문 공력의 작가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무등산의 자연과 동물을 보전하고, 인간과 자연 및 동물이 공존하며 상생하는 이상향의 세계를 염원한다. 머지 않아 오 작가가 그린 K-호랑이의 명성이 온 세계에 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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