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역본으로 출간된 ‘광주아리랑’ 제1권 표지 |
![]() |
영역본으로 출간된 ‘광주아리랑’ 제2권 표지 |
이번 영역본은 최용배씨(가천대 겸임교수)와 양향자 K-디아스포라 세계연대 상임대표가 공동으로 작업하면서 가능해져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 작가와 영어 공동번역자 등은 ‘5·18광주정신’을 세계화시키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출간을 추진했다고 한다.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하는 원 번역자가 있었으나 전라도말에 대한 제대로 된 번역이 미흡해 애초 계약을 깨고 다시 번역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아리랑’이 출간 당시 주목받았던 이면에는 작가가 메타포아를 버리고 실화를 소재로 삼아 진실을 탐구하는 묵시록 같은 서술방식을 구사하는 등, 논픽션의 다큐와 픽션의 소설을 오가는 다큐소설 형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또 영웅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지금까지 잘 조명되지 않았던 광주시민들을 중심에 둔 가운데 주방장과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을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이외에 등장인물들을 통해 광주시민이 계엄당국에서 줄곧 주장한 폭도가 아님을 온전히 증언했을 뿐만 아니라 ‘5·18광주정신’을 장편 대작으로 형상화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작가가 ‘5·18광주정신’을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간 존엄성의 권리’, ‘불의에 맞선 저항정신’, ‘나눔과 대동정신’으로 인식하고 있던 시각이 투영돼 있는 만큼 이러한 ‘5·18광주정신’이 광주권에만 머물지 않고, 외연을 확장해 세계화의 단초를 마련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 |
2020년 5월 18일에 출간된 한국어판 ‘광주아리랑’ 제2권 표지 |
![]() |
2020년 5월 18일에 출간된 한국어판 ‘광주아리랑’ 제1권 표지 |
![]() |
소설가 정찬주 |
‘광주아리랑’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4일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다큐소설로, 당시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들과 그 안에 얽힌 수많은 인물들이 40년이 지난 오늘날 리얼리티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부활해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때리고도 남는다.
현재까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광주시민 개개인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 작품은 그들이 계엄당국 측에서 줄곧 몰아간 폭도가 아니었다는 점을 증언해내고 있다. 그래서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프게 살아간, 그러나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일 뿐이었다는 점을 새삼 깨닫고 재발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광주는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통의 도시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80년 5월, 광주에는 따뜻한 가슴들이 살고 있었다는 점을 밝히고 있는 셈이다. 제1, 2권 모두 2020년 5월 18일에 출간돼 의미를 더했다.
정찬주 소설가는 이번 영역본 출간에 대해 “5·18광주민중항쟁이 광주·전남 내지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말고 세계화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의미있는 작업으로 생각한다”며 “광주정신이 불의에 맞서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자각, 모두가 함께하는 대동정신 등이 핵심 가치로 인류보편적 가치이기도 한 만큼 얼마든지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다른 나라에서도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